[현장] "낡은 조달 체계로는 AI 전쟁 못 이겨…구조 개혁 시급"

"군 AX, 조달 구조 혁신·데이터 패브릭 구축·AI 인재 거버넌스 개편 우선"

컴퓨팅입력 :2026/06/17 14:04

해군이 인공지능 전환(AX)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시대에 뒤떨어진 조달 체계를 혁신하고 각 군 간 데이터 장벽을 허무는 '데이터 패브릭' 구축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26 해군 지능정보화 정책발전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는 6개월마다 판도가 바뀐다"며 "10~15년 단위로 설계된 기존 조달 체계는 탱크를 상대로 말을 타고 돌진하라고 명령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이날 박 의장은 현재 국방 조달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로 기술 발전 속도와 행정 절차 간의 극심한 시차를 꼽았다. 요구도 확정부터 납품까지 수년이 걸리는 구조에서는 오픈AI가 GPT-4를 선보인 시기에 시작한 사업이 GPT-5 출시 이후에나 본격화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26 해군 지능정보화 정책발전 세미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박 의장은 "미국 국방혁신단(DIU)과 공군혁신단(AFWERX)처럼 파격적인 행정 간소화로 기술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제안서 양식을 5페이지 이내로 줄여 신속하게 계약하고, 시제품 성공 시 대량 구매를 보장하는 '파일럿 투 스케일' 경로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군의 칸막이 현상으로 인한 데이터 고립 문제도 언급됐다. 미국의 전장 운영 체제가 항공·위성 사진부터 인간 정보(휴민트)까지 모든 정보를 실시간 통합해 최적의 타격 수단을 제시했듯, 우리 군도 데이터 패브릭을 구축해 육해공군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진짜 합동은 조직도나 명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자유롭게 흐르는 구조에 있다"며 "하드웨어 도입보다 데이터 표준화와 아키텍처 설계를 선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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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개편도 촉구했다. 전문 인력이 장기적인 호흡으로 기술을 축적할 수 있도록 최소 15년 이상의 경력 경로를 보장하고 민간 전문가들이 단순 자문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 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 의장은 "합동 지휘·통제 발전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의지에 달렸다"며 "데이터가 표준화되고 연결됐을 때 비로소 이긴 다음에 전쟁을 시작하는 첨단 해군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