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붕어빵 굽듯 뼈대 굳히고 240명이 조립…샥즈 공장을 가다

케이스 공정 15분만에 뚝딱…'하루 2만개 양산' 선전공장 방문

홈&모바일입력 :2026/05/23 09:00    수정: 2026/05/23 09:39

[선전(중국)=전화평 기자] 21일 중국 선전 시내에서 차를 타고 1시간 30여 분을 달려 외곽의 거대한 제조단지에 도착했다. 방진복을 꼼꼼하게 갖춰 입고 에어샤워 후 들어선 곳은,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샥즈(Shokz)의 오픈형 이어폰이 양산되는 생산 기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이어폰 케이스 라인이다. 케이스 생산라인은 전반적으로 자동화 수준이 높았다. 기계가 쉴 새 없이 부품을 조립하는 가운데, 중간중간 사람이 투입돼 불량품을 검수하거나 미세한 충전단자를 부착하는 작업을 보조하고 있었다.

중국 샥즈 공장 전경.(사진=지디넷코리아)

케이스는 자동화로 15분에 뚝딱…본체는 240명이 4시간 동안 제작

작아 보이는 케이스 안에는 정밀한 구조 설계와 복잡한 전자 기술이 집약돼 있다. 생산 공정은 크게 내부 덮개 조립, 하부 케이스 조립, 최종 합체 세 단계로 나뉜다. 내부 덮개 공정에서는 사용자가 원활하게 케이스를 여닫도록 자력을 확보하고, 충전 중 연결이 끊기지 않게끔 충전 핀을 조립한 뒤 여러 차례 검사한다. 

이어 하부 케이스에 배터리와 회로기판을 장착하고, 마지막으로 스프링과 스프링 판을 달아 부드러운 뚜껑 열림과 탄성을 완성한다. 이 라인에서 케이스 한 개가 뚝딱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5분. 자동화 힘을 빌려 이 라인에서만 하루에 6000개의 케이스를 찍어낼 수 있다.

샥즈 실리콘 공장 전경. (사진=샥즈)

반면, 바로 옆에서 가동 중인 이어폰 본체 조립 라인 풍경은 사뭇 달랐다. 고도로 자동화된 케이스 라인과 달리, 사람의 신체(귀)와 직접 닿는 곡선형 오픈이어 이어폰은 공정마다 사람의 세밀한 손길이 필요했다. 한 라인에 투입된 인력만 무려 240명에 달했다.

마이크를 시작으로 스피커, 메인보드, 배터리 순서로 끝없는 수작업 릴레이가 이어진다. 수많은 인력을 투입하지만 이어폰 유닛 하나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이나 소요된다. 치열하게 가동되는 4개의 본체 라인에서 하루에 쏟아내는 이어폰 수는 2만 개 수준이다. 조립의 모든 과정이 끝난 뒤 마지막 방수 테스트까지 완벽하게 통과한 제품만 비로소 포장재를 입고 시장에 나설 자격을 얻는다.

"붕어빵처럼 굽고 이중으로 입힌다"…착용감 완성하는 실리콘 공장

이어폰 양산라인에서 빠져나와 두 번째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선전 핑산에 위치한 자체 실리콘 생산공장 '정향정밀(ZhengXiangJingMi)'이다. 샥즈에 착용자의 편안함은 단순한 경험을 넘어 오랫동안 이어온 브랜드의 최우선 사명이다.

과거 시장에서 충분히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게 기기를 지지할 소재를 찾기 어려워지자, 샥즈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자회사를 세우고 혁신소재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직접 맡기로 결정하고 설립한 곳이 바로 이곳 정향정밀 공장이다.

샥즈 실리콘 공장. 노동자가 플라스틱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샥즈)

공장 내부에서는 고정밀 금형 제조와 플라스틱 성형 공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플라스틱 성형 공정이다. 마치 한국 길거리 간식 '붕어빵'을 굽는 과정을 연상시켰다. 이어폰 내부를 지지하는 티타늄 와이어를 가운데 두고, 가열해 녹인 플라스틱 알갱이를 자체 개발한 금형에 붕어빵 반죽처럼 붓는다. 이를 고열에서 강하게 압축하면 특유의 유선형 샥즈 이어폰 다리 구조가 탄생한다. 

관련기사

뼈대를 만들고 나면 그 위를 실리콘으로 덮는 코팅 및 성형 작업이 이어진다. 내층은 부드러운 소프트 실리콘을 입혀 피부에 닿는 촉감을 편안하게 하고, 외층은 단단한 실리콘으로 감싸 지지력과 내구성을 확보하는 이중 실리콘 구조가 적용된다. 부드러움과 안정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샥즈만의 정공법이다. 

이 실리콘 공장에서 뿜어내는 부품의 수는 하루 최대 5만 개에 달하지만, 정밀한 품질 관리 덕에 최종 불량률은 3% 수준에 불과하다. 철저한 분업과 집요한 소재 연구개발(R&D)이 선전 외곽의 거대한 라인 위에서 쉴 새 없이 교차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