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이 2025년 기증받은 고문헌 가운데 대표 자료를 모아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1398년 이지대를 경상우도 수군첨절제사로 임명하며 발급한 ‘왕지’가 처음 공개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25년도 고문헌 기증 자료 중 대표 자료를 선보이는 ‘위대한 유산전: 기증으로 빚은 우리의 이야기’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자료는 1398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지대를 경상우도 수군첨절제사로 임명하며 발급한 ‘왕지’다. 왕지는 국왕의 명령이나 임명 내용을 담은 문서로,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는 그동안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유물이다.
해당 왕지는 현재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이지대 왕지’보다 18년 앞선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 자료가 조선 초기 인사 행정과 직제 연구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고려 말 학자 이제현의 증손자인 이지대에게 국가의 중책을 맡겼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고문헌 자체뿐 아니라 자료를 기증한 사람들의 사연도 함께 조명한다. 전시에는 기증자 26명의 이야기가 담긴다. 일제강점기 경성부립도서관에 재직했던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일제의 조선 수탈 기록이 담긴 5만분의 1 지도 100점을 기증한 고전완 씨의 사례도 소개된다.
고전완 씨는 “선친께서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모으신 자료”라며 기증의 의미를 밝혔다. 시장 골목 좌판에서 핏자국 묻은 낡은 고문진보 한 권을 우연히 구매한 뒤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기증한 윤예슬 씨의 사연도 전시에 포함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기증자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5월 11일 오후 2시 고문헌실 로비에서 ‘2026년도 고문헌 기증자 명패 제막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2025년 한 해 동안 자료를 기증한 24명과 가족, 지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도서관은 기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를 영구 게시해 국가 차원의 예우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를 통해 개인이 간직해온 기록이 국가 유산으로 보존되는 과정을 알리고, 기증 문화 확산에도 기여한다는 취지다.
‘위대한 유산전: 기증으로 빚은 우리의 이야기’는 2027년 3월 21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련기사
- 국립중앙도서관, 근대잡지 80종 한자리…‘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 특별전 개최2026.04.27
- 국립중앙도서관·저작권위원회, 도서관 저작권 교육 협력 강화2026.04.24
- 국립중앙도서관, ‘단종과 엄흥도’ 특별전 5주 연장…5월 24일까지 운영2026.04.20
- 국립중앙도서관, ‘지명 전거데이터 기술 지침’ 발표…서로 다른 지명 표기도 통합 검색2026.03.31
현혜원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한 개인이 평생 수집하고 소중히 간직해 온 귀중한 자료를 대가 없이 국가에 기증하는 일은 숭고한 결단”이라며 “기증된 고문헌은 단순한 옛 책이 아니라 우리 역사의 빈 곳을 채우고 미래 세대에 전할 위대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 기증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연구하여 국민과 그 가치를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