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얇은 감자칩도 안 부순다"…초정밀 로봇 손 등장

텍사스대학 연구진, FORTE 로봇 손 개발…"잡기 성공률 91.9%"

컴퓨팅입력 :2026/03/17 10:33    수정: 2026/03/17 11:11

감자 칩이나 라즈베리처럼 쉽게 부서지거나 으깨질 수 있는 물체도 부드럽게 집을 수 있는 로봇 손이 개발됐다.

과학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미국 연구진이 섬세한 물체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로봇 그리퍼 기술을 선보였다고 최근 보도했다.

얇은 감자 칩을 부서뜨리지 않고 집을 수 있는 로봇 손이 개발됐다. (사진=미국 텍사스대학 오스틴 캠퍼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연구진이 개발한 이 기술은 ‘FORTE(Fragile Object Grasping with Tactile Sensing)’라는 로봇 손으로, 첨단 촉각 센싱 기술과 소프트 로봇 공학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IEEE 로보틱스 및 자동화 레터에 발표됐다.

주저자인 시치 샹 텍사스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 로봇 손이 의료와 제조 등 미세한 접촉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로봇 기술은 집안 곳곳에서 큰 동작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매우 섬세하고 정밀한 작업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로봇이 셔츠를 접는 일은 가능하지만, 안경을 조심스럽게 집거나 장바구니에서 과일을 꺼내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고기 지느러미 원리 적용

영상=유튜브 @FORTE-Finger

FORTE 로봇 손은 물고기 지느러미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핀 레이 효과(fin-ray effect)’라는 로봇 공학 원리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이 효과는 물체를 잡을 때 외부 힘이 가해지는 방향으로 구조가 휘어지며 자연스럽게 물체를 감싸는 특성을 말한다.

첨단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이 로봇 손은 내부에 비어 있는 공기 통로를 갖고 있어 촉각 센서 역할을 한다. 손가락이 물체를 잡기 위해 접근하면 내부 공기 통로가 이동하면서 공기압 변화가 발생하고, 이를 소형 센서가 감지해 실시간 힘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물체가 손에서 미끄러지는지 여부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연구진은 총 31종의 물체를 대상으로 로봇 손의 성능을 테스트했다. 실험에는 라즈베리나 감자 칩처럼 쉽게 부서지는 물체 뿐 아니라 딸기잼 병이나 당구공처럼 표면이 미끄러운 물체, 수프 캔이나 사과 같은 제품도 포함됐다.

실험 결과 이 로봇 손은 시각 정보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기존 로봇 그리퍼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단일 시도에서 물체를 잡는 실험에서 91.9%의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미끄러짐 현상의 93%를 100% 정확도로 감지하는 성능을 보였다.

이는 로봇 손이 불필요하게 강한 힘을 가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경우에만 그립을 조정해 물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끄러짐 감지 기능은 로봇 기술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이를 정확하게 구현한 로봇 그리퍼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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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료·제조 분야 활용 기대

이 로봇 손은 3D 프린팅 방식의 센서를 사용해 맞춤 제작이 가능하며, 기존 장치보다 내구성과 수명도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 가공 산업에서는 과일, 채소, 빵처럼 쉽게 으깨질 수 있는 식품을 다루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정밀한 의료 기구나 생물학적 샘플을 조작하는 데 쓰일 수 있으며, 제조 분야에서는 전자제품이나 유리 제품 같은 정밀 부품을 안전하게 다루는 데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