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이 산업 규모와 국제 성과 면에서 분명한 도약 국면에 들어섰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정책은 여전히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 뮤지컬 60주년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20주년을 맞아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는 “성과에 대한 축하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를 먼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문제의식이 전면에 제기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와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배상혁 DIMF 집행위원장, 강은영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이 토론에 나섰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뮤지컬 산업이 이미 시장성과 창작 역량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제도·장기 지원 체계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발제에 나선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한국 뮤지컬이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 단계에 진입한 만큼,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어쩌면 해피엔딩 이후를 대비한 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적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고급 창작 콘텐츠와 해외 스태프와의 협업을 통한 보편적 작품 모델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DIMF의 사례를 바탕으로 “경작 없는 수확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창작 지원, 대학생 뮤지컬, 인재 발굴과 같은 기초 단계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케이 뮤지컬 성과도 없었을 것”이라며, 트라이아웃 중심의 창작 지원과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상시 정책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창작 뮤지컬이 국내에서 검증된 뒤 해외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구조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뮤지컬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정책 과제를 정리했다.
이종규 이사장은 전문 인력 양성, 공연 인프라 확충, 지식재산권 보호, 산업 통계와 연구, 해외 진출 지원을 핵심 과제로 꼽으며 “이 모든 내용을 담아낼 수 있는 법적·제도적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뮤지컬 산업 진흥 법제화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며 이번 전시와 간담회를 후속 정책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배상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현장 운영 경험을 토대로 지역 기반 지원의 불균형 문제를 짚었다.
배 위원장은 “DIMF는 창작 뮤지컬 지원과 교육, 아카데미, 청년·대학생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지방이라는 이유로 제도적 지원에서 한계를 겪어왔다”며 “창작과 인재 양성 정책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도록 구조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관객 수요가 외국 작품보다 한국 창작 뮤지컬로 이동하고 있다며, 창작 지원 비중을 정책적으로 더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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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은 “뮤지컬이 공연 예술을 넘어 하나의 문화 산업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에 와 있다”며, 정책 방향을 ‘장기 성장 경로’에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라이아웃부터 스케일업, 지역 유통과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긴 제작 사이클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히고, 지역 공연 유통 확대와 해외 레지던시, 국제 네트워크 강화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