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지구 생명체 기원 증거 오염시킬 수도 [우주로 간다]

포르투갈 리스본 공과대학 고등기술연구소 연구

과학입력 :2026/01/28 13:41    수정: 2026/01/28 13:41

달 착륙 우주선에서 발생하는 배출물이 표면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과학적으로 중요한 특정지역에서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주과학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포르투갈 리스본 공과대학 고등기술연구소 프란시스카 파이바가 이끄는 연구팀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저널-행성편(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에 게재됐다.

유럽우주국(ESA) 아르고나우트 프로그램의 달 착륙선 조감도. 아르고나우트 프로그램은 2030년에 첫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미지=ESA)

연구에 따르면 많은 달 착륙선은 착륙 때 속도를 줄이기 위해 메탄을 부산물로 생성하는 추진제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배출된 메탄 가스는 대기가 거의 없는 달 환경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극지방의 극도로 차가운 분화구에 갇힐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분화구는 햇빛이 전혀 도달하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으로, 고대 얼음과 유기 분자가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지구 생명의 기원 연구와 직결된 핵심 탐사 지역으로 꼽힌다.

파이바 연구책임자는 “지구에는 남극 대륙이나 국립공원처럼 환경 오염을 규제하는 법과 제도가 존재한다”며 “달 역시 그에 버금가는 보호가 필요한 소중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구는 지질 활동과 대기 변화로 인해 초기 역사의 흔적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달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어 극지방의 얼음이 귀중한 과학적 기록 저장소 역할을 한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특성이 동시에 현대 오염 물질을 효과적으로 포집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 메탄 가스 확산 과정 시뮬레이션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우주선 추진제에서 생성되는 가장 풍부한 유기 화합물인 메탄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했다. 유럽우주국(ESA)이 계획 중인 '아르고나우트' 달 착륙선 임무를 사례로 삼아, 달 남극 상공 약 30km 지점에서 하강을 시작하는 가상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메탄 확산 과정을 시뮬레이션했다.

7일간의 시뮬레이션 결과, 달에는 사실상 대기가 없어 메탄 분자들이 공기 중에 머무르지 않고 표면을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바는 “이들의 이동 경로는 기본적으로 탄도 궤적과 유사하다”며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도약하듯 이동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NASA와 스페이스X가 향후 아르테미스 3호 유인 달탐사 임무에서 스타십 우주선이 어떻게 활용될 지를 보여주는 이미지 (사진=스페이스X)

연구 결과 메탄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달의 반대편 극지방에 도달했으며, 이는 지구 시간으로 약 두 달에 해당한다. 배출된 메탄의 약 54%는 7일 이내에 극지방의 저온 지역에 갇혔고, 이 가운데 약 12%는 최초 착륙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북극까지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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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바는 “분자들이 달 전체를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결국 어디에 착륙하든 오염 물질은 달 전역으로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오염 물질이 단순히 얼음 표면에 침착되는지, 아니면 오염되지 않은 물질이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더 깊은 층까지 침투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보다 신중한 달 탐사 임무 계획을 위한 출발점으로, 향후 유사한 모델링이 달의 원시적 과학 가치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하며 책임 있는 달 탐사를 위한 행성 보호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