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못 믿겠다"...금·은·백금·구리 가격 급등

브루킹스연구소 "글로벌 부채 위기의 출발점"

디지털경제입력 :2026/01/27 09:01    수정: 2026/01/27 10:05

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온스당 5천100달러를 돌파했다. 은도 한때 115달러를 넘어서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고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은 금 가격 급등 배경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정부 부채와 이에 따른 달러 신뢰도 약화를 지목했다.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실물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 가격은 금보다 더 공격적인 흐름을 보이며 연초 대비 약 50% 상승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선임연구원은 전날 “귀금속 가격 급등은 숨이 막힐 정도로 놀랍고 매우 두려운 일”이라며 “금 가격 상승은 훨씬 더 큰 구조적 현상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글로벌 부채 위기의 출발점에 서 있으며, 시장은 각국 정부가 통제 불가능한 부채를 인플레이션으로 해소하려 할 가능성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룩스는 달러 흐름에 대해서도 경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국 달러가 지난해 하반기에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올해 들어 하락세로 출발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달러는 26일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엔화 급락 우려 속에 미국과 일본 외환 당국이 이례적으로 공조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는 “달러 가치 하락은 비달러권 투자자들의 구매력을 높여 금 가격 상승과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거래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금 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올해 말 금 가격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4천900달러에서 5천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 부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자산 보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금 가격은 여전히 상승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픽사베이

금 가격은 올해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열 체포 이슈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위협 등 주요 지정학적 사건마다 상승세를 보였다. 금과 은을 포함한 귀금속 가격은 2025년에 65% 급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 현재까지 16% 이상 추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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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는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금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것만으로 최근 금값 급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거품 현상이 모든 귀금속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중앙은행이 주요 동인이라는 주장에 반박하는 근거”라고 말했다.

한편 귀금속 시장 전반의 강세 속에 백금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해 들어 현재까지 40% 이상 상승했다. 산업금속인 구리 역시 지난 23일 런던시장에서 톤당 1만3천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전반에 걸친 가격 급등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