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또 사상 최고 기록 깼다…은도 70달러 눈앞

원인은 금리인하 기대감·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분석

디지털경제입력 :2025/12/22 14:56    수정: 2025/12/22 16:15

국제 금 현물 가격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2일 싱가포르 시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천386.32달러로 1.1% 상승하며 지난 10월에 세운 이전 최고치인 온스당 4천381달러를 또 다시 넘어섰다. 은도 이날 2.6% 올라 68.87달러를 기록하며 70달러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번 금 값 상승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6년에 최소 두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과 은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며 가격 상승에 호재로 작용한다.

여기에 최근 몇 주 동안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도 금과 은의 안전자산 선호를 더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석유 봉쇄를 강화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지중해에서 러시아의 유조선을 공격하는 등 국제 정세의 불안 요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금과 은 모두 1979년 이후 올해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된다. 금 가격은 각 중앙은행들의 매입 확대와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에 힘입어 올해 급등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은 최근 5주 연속 증가했으며, 세계 금협회(WGC) 자료에서도 이들 펀드의 총 보유량은 5월을 제외하고 올해 매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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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은 10월 고점 이후 한때 조정을 받았으나 최근 다시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여러 투자은행들은 2026년에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가로 온스당 4,900달러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ETF 투자자들이 제한된 금 실물 공급을 두고 중앙은행들과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페퍼스톤 그룹의 전략가 딜린 우는 “중앙은행의 매입, 실물 수요, 지정학적 헤지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지탱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연준의 통화 정책과 실질 금리는 경기 변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나 일부 기업 재무 부서 등 새로운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 진입하면서 자본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금 수요의 회복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