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보습제’를 필수의약품 등재...왜?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상 덱세릴 MD크림 눈길

헬스케어입력 :2025/12/11 11:43    수정: 2025/12/11 13:45

세계보건기구(WHO)가 ‘보습제(moisturizers)’를 필수의약품(EML)에 등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제25차 전문가 위원회 논의를 거쳐 9월 최종 등재가 결정됐다. 최종 등재는 9월 물론 해당 제품은 우리들이 피부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보습제는 아니다. 

바로 성인과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위해 개발된 ‘특수한’ 보습제다. 프랑스 제약사 피에르파브르의 ‘덱세릴 MD크림’과 같은 조성으로, 글리세롤 15%를 함유한 보습제 제형이다. 해외에서는 의약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나정임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및 예방은 덱세릴MD 크림 등을 활용한 보습제 사용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양균 기자)

제품의 EML 등재 논의는 전 세계 피부과 의사들의 권고에서 비롯됐다. 중저소득국가로 표준 보습제 조달이 어렵고, 이곳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 대한 치료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결국 WHO는 아토피 피부염 증상 완화와 재발 예방 효과, 소아 및 전 연령층에서 장기간 사용 가능한 높은 안전성, 공중보건 필요성 등을 들어 제품의 EML 등재를 결정했다.

관련해 덱세렐 MD크림은 출시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럽 시장에서는 ‘잘 팔리는’ 제품으로 꼽힌다. 제품 함유 성분들의 개수는 13개로 최소 성분 조합이 적용됐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현정 교수는 “보습을 통한 피부장벽 관리가 아토피피부염 등 만성 피부질환의 전반적인 관리에서 핵심 요소라는 것이 인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습제는 아토피 피부의 경증과 중증 모두에 핵심”이라며 “치료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나정임 피부과 교수도 “아토피 피부염이 삶의 질에 미치는 문제는 상당하다”라며 “제대로 치료하면 치료가 어렵지 않으며 특히 소아는 더욱 치료가 잘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효과적인 보습제로 피부장벽까지 회복시켜야 반복되는 재발을 막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전현진 피에르파브르 코리아 대표는 “이번 등재를 계기로 국내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