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처럼 입기만 해도 노인의 근력을 최대 40%까지 개선하는 초경량 탄성 슈트가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고령자, 재활환자, 노동자 등의 신체 활동을 도울 수 있는 텐세그리티(tensegrity) 구조의 초경량 착용형 보조 장치를 개발하고, 임상시험으로 신체 기능 개선 효과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ETRI는 기존 웨어러블 로봇이 지닌 무게·가격·착용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성슈트를 고안했다. 무게가 1kg도 안돼, 착용감과 경제성, 필수적인 신체 보조 기능을 수행하기에 적절하다.
텐세그리티 구조는우산이나 텐트가 가벼운 줄과 뼈대를 통해 안정적인 구조를 확보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연구팀은 이 구조로 인장력(Tension)과 구조적 안정성(Structural Integrity)을 확보했다.
휴먼증강연구실 신호철 책임연구원은 "이 원리를 인체 보조 장치에 접목해 척추와 하지 부위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지지하고, 앉았다 일어서기·걷기·물건 들기 등 기본적인 일상 동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사용자의 신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호철 책임연구원은 “인체의 근골격계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기술"이라며 "1kg 이하의 수동형 제품에서부터 모터와 AI를 탑재한 능동형 시스템까지 확장 가능한 플랫폼이다.신체 기능이 저하된 사용자 근력 및 지구력 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충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와 공동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 및 신체장애자 20명을 대상으로 탄성 슈트의 효과를 검증했다.
착용 전후의 보행 속도와 균형, 하지 근력, 심폐 지구력 등 주요 신체 기능을 분석한 결과 보행 속도는 약 14% 빨라졌다. 물건을 들어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2%, 계단을 오르내리는 시간은 약 18%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 근력을 반영하는 의자에서 일어나기 수행 능력은 약 40% 향상됐다. 심폐 지구력 지표인 보행거리도 약 9% 증가해 전반적인 신체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착용 효과, 체감 무게, 구조적 안전성 등의 주관적 설문 결과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임상시험을 담당한 충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공현호 교수는 “탄성 구조가 움직임과 균형을 자연스럽게 지원해 특히 신체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 두드러진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장애 정도와 체형에 맞춘 맞춤형 디자인을 통해 보조 효과를 더욱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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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는 이번 탄성 슈트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노인 재활센터, 주간보호센터, 산업현장 등 실제 다양한 사용 현장에서 탄성 슈트의 실사용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상용화를 추진하여 초고령화 사회가 직면한 의료·돌봄·노동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계획이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운동능력 강화 자율 소프트슈트 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