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식용유로 만든 접착제로 붙였더니…경사길 자동차도 끌었다

美 연구진, 미국화학회지에 관련 논문 발표

과학입력 :2025/12/09 10:26    수정: 2025/12/09 10:36

과학자들이 폐식용유로 자동차 무게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한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과학자들이 폐식용유로 100㎏가 넘는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연구팀은 논문에서 "폐기물은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바이오매스 기반 원료를 대체할 유망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 폐기물 중 하나인 폐식용유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7억 갤런(약 13조 8천억 원 규모)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윤활제나 코팅제, 연료로 일부 재활용돼 왔지만 상당량이 폐기되고 있다.

연구진은 폐식용유를 강한 접착력을 지닌 동시에 재활용 가능한 유용한 플라스틱 소재로 전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식용유는 ‘글리세롤’ 분자에 지방산 사슬이 결합된 구조를 갖는다. 연구진은 기름 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한 뒤 일련의 반응을 거쳐 더 단순한 구조로 변환시켰고 최종적으로 알코올과 에스테르(ester) 분자를 다양한 조합으로 결합해 여러 종류의 ‘폴리에스터’ 플라스틱을 합성했다.

식용유 접착제로 붙인 두 개의 금속판은 100㎏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강하고(좌측) 자동차를 견인할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우측)(출처=미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마하다스 외)

이렇게 만들어진 플라스틱의 녹는점과 결정성 등을 테스트한 결과 일반적으로 포장재와 비닐봉지에 사용되는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비슷한 특성을 나타냈다. 또한 폴리에스터는 분자 내 산소 원자로 인해 점성이 높아 다양한 재료와 강한 결합을 형성할 수 있는데, 이는 탄소와 수소만으로 이뤄진 LDPE와의 차이점이다.

연구진은 두 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판을 붙여 접착력을 시험했다. 최대 123kg의 무게를 매달아도 두 판은 단단히 접착됐으며, 이 접착된 조각들을 사용해 4도어 세단 차량을 약간 경사진 길에서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했다. 이는 해당 폴리머의 접착력이 시중 접착제와 동등하거나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이 접착제가 "포장재, 자동차 부품, 의료 기기, 전자 제품에 사용되는 라미네이트 및 접착제에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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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폴리에스터 플라스틱은 원래 구성 성분으로 쉽게 되돌릴 수 있어 재활용성이 높았고, 반복적으로 재활용해도 소재 특성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일부 플라스틱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등 다른 범용 플라스틱과 함께 재활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식용이 불가능한 바이오매스 폐기물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원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