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든 AI 거품론, 오픈AI 탓?…눈덩이 적자에 가장 먼저 무너질 AI 기업 2위 등극

美 실리콘밸리 AI 창업가·투자자 조사서 불명예…1위는 '퍼플렉시티'

컴퓨팅입력 :2025/11/17 16:20

대규모 적자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오픈AI가 미국 실리콘밸리 인공지능(AI) 창업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큰 AI 기업' 2위로 지목됐다. '챗GPT'를 앞세워 AI 챗봇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음에도 막대한 자금 유출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리브럴 밸리 AI 서밋'에 참석한 300여 명 창업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비공식 설문에서 '가장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큰 AI 기업' 순위 2위에 올랐다. 설문은 현지 독립 기자 에릭 뉴커머가 행사 도중 실시간으로 진행했다.

매체는 AI 열풍의 상징 같은 기업인 오픈AI가 이번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놀라움을 표했다. '챗GPT'를 앞세워 챗봇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잡고 있어서다.

샘 알트먼 오픈AI 대표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점차 불어나는 적자 규모가 오픈AI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1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뒤 90억 달러의 비용을 소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2026년과 2027년 현금 소모율이 57%를 유지하다 2028년에는 약 74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금소모율은 회사가 일정 기간 동안 운영에 필요한 현금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올해 본격화한 총 1조~1조4천억 달러(약 1천459조8천459억~2천43조5천800억원) 규모 장기 인프라 계약과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순환거래 구조(오픈AI·엔비디아·AMD·코어위브·AWS·MS 등)도 재무 부담을 더 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여기에 기업가치가 매출에 비해 너무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상태다. 미국 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이곳의 기업가치는 현재 3천억 달러 수준이다.

이에 대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브래드 거스트너 알티미터 캐피탈 창업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인더 아레나'에 출연해 "오픈AI 연간 수익은 시장 추정치인 130억 달러(약 18조5천500억원)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는 수익성보다 기술 선도와 인프라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중"이라며 "이곳은 압도적인 기술 우위와 시장 선점을 위해 막대한 자금과 위험을 감수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픈AI를 바라보는 시장의 양면적인 모습은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함께 조사된 '지금 투자할 수 있다면 어느 비상장 기업을 선택하겠는가'라는 설문에서도 오픈AI가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1위는 최근 3천5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평가 받는 앤트로픽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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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대항마'로 평가받는 퍼플렉시티도 이 조사에서 상위권에 들었지만, '가장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큰 AI 기업' 1위에도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실리콘밸리 지역에선 퍼플렉시티가 1위에 오른 것이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몇 달 동안 연이어 자금을 조달하며 140억~500억 달러에 달하는 급등한 기업 가치와 과열된 투자 수요로 인해 AI 버블의 대표 사례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