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AI 과열론' 확산…'빅쇼트' 버리 경고 메시지

팔란티어·엔비디아 대규모 공매도…버핏지수도 역대 최고치

디지털경제입력 :2025/11/05 16:29    수정: 2025/11/05 17:21

미국 증시에 '인공지능(AI) 과열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신중론자인 마이클 버리와 워런 버핏이 연이어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고 야후 파이낸스,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랩토 등 주요 외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13F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빅쇼트’ 실제 인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는 AI 대표 종목인 팔란티어 500만 주와 엔비디아 100만 주에 대해 풋옵션을 걸었다. 풋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다.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가 매입가보다 하락할 경우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마이클 버리 사이언에셋운용 CEO (사진=마켓워치)

버리가 장기적으로 약세 장세를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외신들은 버리의 이번 행보가 2~3년 내 대규모 시장 붕괴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분석가 카샤프 스리람은 마이클 버리가 지난 4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가치가 증발한 비트코인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사태 이전 2025년 1분기에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버리는 AI 버블 마지막 순간 전 다시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며, "모두가 AI가 버블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지적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모른 척하는 편을 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은 버리의 최근 행보는 시장이 AI 열풍으로 시장이 과열됐다는 인식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신들은 버리가 20년 전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에 보였던 투자 전략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버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견하고 공매도에 나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버핏 지수 233.7%로 역대 최고치

워런 버핏 (사진=MS)

워런 버핏의 대표적인 가치평가 지표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 역시 닷컴 버블 시대 이후 가장 강력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버핏 지수는 현재 233.7%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과거 이 비율이 200%를 넘어섰을 때마다 큰 폭의 조정이 뒤따랐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시장이 극도로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리서치 플랫폼 가이거 캐피털은 "1999년처럼 비율이 200%에 접근한다면 불장난을 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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