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집 마당에서 약 1천900년 전 사망한 고대 로마 군인의 묘비가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뉴올리언스에 거주하는 한 부부는 마당 덤불을 치우던 중 아주 오래 전 지구 반대편에 살았던 로마 군인의 묘비를 발견했다.

이 묘비를 분석한 결과, 약 1천900년 전 사망한 로마 해군 선원 섹스투스 콘게니우스 베루스의 묘비로 확인됐다.
묘비를 분석한 뉴올리언스 대학 고고학자 D. 라이언 그레이는 "이 지역 마당에서 이상한 유물이 발견됐다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며, "유물처럼 보이나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생긴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레이는 지난 6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이 묘비를 발견한 집 주인은 톨레인대학 인류학자 다니엘라 산토로와 그녀의 남편 에런 로렌츠였다고 밝혔다. 또, 마당에서 발견된 묘비의 돌은 너비 약 30cm, 가로보다 세로 길이가 약간 더 길며 한쪽 면에는 로마 문자가 촘촘하게 새겨져 있었다. 비문에는 트라키아 베시족 출신 프라이토리안 함대 미세넨시스 소속 군인 섹스투스 콘게니우스 베루스를 기리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라이언 그레이는 "다니엘라가 처음 이 얘기를 했을 때, 뉴올리언스 묘지에서 주워 온 19세기 묘비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비문 사진을 보자마자 뭔가 다른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왜 그리스 북부 트라키아 지역에서 태어나 로마 군함에서 복무했던 군인의 묘비가 미국 뉴올리언스에 있는 것일까?
보도에 따르면, 2세기 경 새겨진 이 묘비는 로마에서 64㎞ 떨어진 이탈리아 북서부 항구 도시 치비타베키아에서 1860년대에 발견됐다. 이후 치비타베키아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보관돼있었으나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으로 박물관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묘비도 사라졌다.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레이는 보고서에 몇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1944년 연합군이 로마를 해방시킨 후 치비타베키아를 지나던 미군이 기념품으로 이 묘비를 미국으로 가져갔을 수 있고, 또는 전쟁 후 골동품상이 이를 입수하여 관광객에게 팔았을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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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산토로와 로렌츠는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 당국과 협력하여 묘비를 치비타베키아로 반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레이는 "이 이야기는 한 집주인의 호기심이 결국 예상치 못한 역사적으로 중요한 무언가를 밝혀내는 멋진 교차점을 보여준다"며, "섹스투스 콘게니우스 베루스의 묘비가 어떻게 뉴올리언스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이 물건이 이제 안전하며 제대로 전시될 수 있는 곳으로 반환될 예정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