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PC 제조사, 관세 부담에 미국 내 판매 중단

프레임워크·레이저 등...트렌드포스 "올해 노트북 출하량 감소 전망"

홈&모바일입력 :2025/04/09 10:50    수정: 2025/04/09 15:07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내 제조업 강화를 명분으로 추진하는 상호 관세 정책이 PC 업계에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제조 거점을 여러 곳에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제조사보다 규모가 작은 제조사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프레임워크, 레이저 등 일부 PC 제조사는 이달부터 미국 시장에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세계 3위 규모 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도 PC 구성에 꼭 필요한 디램과 SSD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2일(미국 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트럼프 행정부는 8일(미국 현지시각)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54%에서 104%로 두 배 이상 올렸다. 이런 조치가 경제적 불확실성을 높이고 글로벌 PC 출하량 성장세를 늦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프레임워크·레이저 등 노트북 제조사, 미국 내 판매 중단

8일(현지시각) 더버지와 톰스하드웨어 등 미국 IT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 제조사인 레이저(Razer)는 미국 내 판매를 중단했다.

레이저는 미국 시장에서 블레이드 16 등 노트북 판매를 중단했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90 GPU와 AMD 라이젠 AI 9 HX 370 등 고성능 부품으로 구성된 신제품 '레이저 블레이드 16'은 현재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만 판매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관세 부가가 가격 책정이나 제품 출시 여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 단계에서 밝힐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프레임워크 랩톱 13. 미국 내 일부 모델 판매가 중단됐다. (사진=프레임워크)

모든 부품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구조로 노트북을 설계하는 미국 노트북 제조사 프레임워크도 7일 "인텔 코어 울트라5 125H 프로세서와 AMD 라이젠5 7640U를 탑재한 프레임워크 랩톱 13 일부 모델의 미국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 "관세로 인한 상승분 가격 조정에 반영"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반도체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당분간 유예할 예정이다. 그러나 메모리 모듈과 SSD는 유예 대상에서 제외됐고 PC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D램과 SSD도 관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더버지는 8일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이 고객사 대상으로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조정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대만 타이중 소재 마이크론 반도체 생산 시설. (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은 중국 이외에 일본과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각종 반도체를 생산한다. 마이크론은 이미 3월 말 "새 관세 정책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고객사에 부담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렌드포스 "전세계 노트북 출하량 성장세 둔화 전망"

IDC와 가트너, 트렌드포스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는 "주요 PC 제조사가 관세에 대비해 지난 해 4분기부터 미국에 판매할 물량을 앞당겨 생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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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8일 "지난 2일 상호 관세 발효 이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제품을 조립하는 미국 브랜드는 계속해서 출하량을 늘리고 있지만 기타 제조사는 상황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는 8일 전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당초 예상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탑재 윈도11 코파일럿+ PC.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일반 소비자와 기업의 업그레이드 수요를 억제하고 있어 올해 전세계 노트북 출하량 성장세가 당초 예상했던 5%에서 2~3% 가량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