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참, 韓 비관세 장벽 저격…"기울어진 운동장"

국내 경영 환경 분석 보고서 발간…국내 美 기업 절반, 규제 개혁 요구

디지털경제입력 :2025/04/08 18: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국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규제 장벽 개선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나왔다. 

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이하 암참)은 '2025 국내 비즈니스 환경 인사이트 리포트: APEC 스페셜 에디션'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암참이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 40.6%는 국내 경영 환경이 ‘글로벌 평균 이하’라고 답했다. 22.5%였던 지난해 조사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경영 환경이 “열악하다”고 답한 비율도 한 해동안 2.8%에서 4.7%로 늘었다.

(사진=주한미국상공회의소)

국내 경영 환경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예측이 어려운 규제 환경’이라는 답변이 32.8%로 가장 많았고 정치적 불안정성(25.0%), 경기둔화(23.4%), 노동정책(9.4%) 등이 뒤를 이었다. 정치적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직전 조사에서는 상위권에 없었는데 지난해 12월 터진 비상계엄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항공우주, 자동차, 제약, 디지털 경제, 에너지 등 12개 산업 분야에 걸쳐 70건여의 규제 이슈도 다뤘다. 

(표=주한미국상공회의소)

자동차의 경우 차별적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중복 규제 개선 등을 지적하며, 북미 충전 표준 도입과 인증 전 차량 판매 허용 등을 건의했다.

암참은 "환경 혹은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부과되는 기술적 조치들은 한국 내 미국 자동차 기업들에 기울어진 운동장과도 같다"며 "비관세 장벽이 해결되면서 미국의 자동차 수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양국 정부가 산업계와 협력해 남아있는 무역장벽을 허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중·대형 풍력터빈에 대한 한국 내 인증과 발전사업허가 심사 시 자본출자확약서 요건 등 규제 완화와 분산형 전원 부문 정책 개선 필요성과 전력망 인프라에 대한 민간 투자 기회 부족 등을 언급했다. 

암참은 "한국은 2030년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4억3천600만톤)하는 것이 목표나, 지난해 기준 실제 배출량은 6억 2천420만톤으로, 감축률은 14%에 그친 상황"이라며 "에너지 비용 상승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보다 지속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암참은 정책적 우선 과제로 ▲글로벌 스탠다드와의 정합성 제고 ▲중복 규제 해소 ▲외국인 투자 기업의 시장 접근성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국이 규제 경쟁력을 높이고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는 “최근 상호 관세 발표로 양국 간 무역 환경이 다소 복잡해졌지만, 한·미 경제 파트너십의 견고함과 회복력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다"며 "70년 넘게 양국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장기적 공동 번영을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