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와 3인연합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던 한미사이언스가 오는 2027년까지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오후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사회 장악을 통한 경영권 탈환을 꾀한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및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연합의 계획은 일단 무위로 돌아갔다.
3인 연합은 정관을 수정해 현 이사회 정원 10명을 11명으로 늘린 후 신동국·임주현의 이사회 진입을 추진했다. 쟁점 안건을 두고 형제 측과 3인연합은 고소·고발을 통해 임시주총 전날까지도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지만, 주주들은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주식 5천734만864주 중 6천771만3천706주가 안건 의결에 참여(84.7%)했으며, 정관 변경 1번 안건은 끝내 부결됐다.
이어 2-1안건인 신동국 회장의 이사회 진입은 가결됐으며, 1번 안건 부결에 따라 2-2 안건이었던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은 자동 폐기됐다. 결과적으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3인연합이 5대5 동률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오는 2027년까지의 임종훈 대표 임기는 보장받게 됐다. 비록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형제 측의 앞날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임 대표가 추진하려는 중장기 전략에 대해 3인연합 측의 견제가 예상된다.
중장기 대책은 ▲M&A 코프로모션을 통한 TA 확대 ▲글로벌 혁신 신약 R&D 역량 개선 ▲헬스케어 밸류체인 사업 다각화 ▲원료 CMO/CDMO ▲상품구색 다양화 및 물류 역량 강화(온라인팜) ▲유럽 및 북미 등 신규 시장 개척(JVM) 등이다.
아울러 3인연합 측이 형제 측과 비교해 월등한 지분율로 형제 측을 압박하리란 전망도 가능하다. 현재 형제 측의 지분율은 ▲임종윤 12.46% ▲임종훈 7.85% ▲디엑스앤브이엑스 0.42% 등 20.73%다.
반면, 3인 연합 측은 ▲신동근 14.97% ▲한양정밀 3.95% ▲임주현 8.11% ▲송영숙 5.70% ▲ 가현문화재단 4.95% ▲임성기재단 3.07% 등 40.75%가량으로 2배가량 더 많다.
3인 연합의 앞날도 불투명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사회 진입으로 형제 측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마련하긴 했지만 이는 오롯이 이사회에 진입한 신동국 이사장의 의사에 따른 것이다.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신동국 회장 간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참고로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신 회장은 형제 편에 섰었다. 신 회장이 ‘변심’할 경우 형제측은 최대 주주의 지지를 바탕으로 6대4로 공고한 경영권을 휘두를 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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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맨으로서 신 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리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이번 주총 결과로 창업주 일가의 경영 분쟁이 일시에 사라졌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 당장 내달 19일로 예정된 한미약품 주총에서는 3인연합 측에 섰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과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을 비롯해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선임,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 선임 건 등의 안건이 상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