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매일 전쟁 총소리 팔레스타인서도 '사람'이 삽니다

디지털경제입력 :2024/07/31 10:13

손희연, 유회현, 정동빈 기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러시아·우크라이나. 지금 이 순간에도 어쩌면 총격전이 이뤄질 수 있는 나라들을 언급해봤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관해 관심이 없더라도 이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만큼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오랜 기간 동안 벌어지는 곳에서 사는 삶은 어떨까요. 2시간 길이의 영화나 하루 정도면 모두 정주행할 수 있는 드라마에서도 전쟁통 속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몰입하긴 어렵습니다. 전쟁 지역에서도 분명 사람은 것이고, 사랑도 것으로 추정만 될 뿐입니다.

지디넷코리아 김양균 기자가 지난 2022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다녀와 그 곳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관련 취재기는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이라는 e북으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왜, 팔레스타인에 취재를 가야하는가에 대해 김양균 기자는 e북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언론은 이팔갈등을 국제 정치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더 정확하게는 미국의 시선을 바라보는 일이 많다.(…)돌이켜보면 의학 분야를 취재하는 저널리스트이기 때문에 이팔갈등을 보건 의료 및 복지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나블루스에 위치한 안나자 대학병원의 응급실 풍경. 비용 문제 때문에 극빈층은 병원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진=김양균 기자)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은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의료'적 관점에서 바라봤습니다. 매일 밤 총소리가 들리고 국경에선 군인들이 검문을 수 시간동안 하면서 벌어지는 치료받지 못하는 삶 말입니다.

김양균 기자의 취재기를 인용하면 2019년 기준 팔레스타인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는 3.25명, 간호사 수는 3.61명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3.58명에 비해 적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등에서 김 기자는 발라타 난민 캠프의 난민은 3만명, 클리닉에는 4명의 의사와 12명의 간호사만 근무했다고 합니다. 돈이 부족한 자들은 일부러 발라타 난민 캠프까지 오기 때문에 클리닉에서 의사가 진료를 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정상적인 상태의 사회가 붕괴됐을 때 가장 먼저, 더 지독하게 타격을 입는 건 사회적 약자입니다. 이슬람 문화는 가부장적 문화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가정폭력 등 여성들의 건강도 해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Westbank)의 나블루스 올드시티(Nablus oldcity) 내 한 지역 클리닉에서 여의사가 지친 듯 벽에 기대 서 있다. (사진=김양균 기자)

도로가 봉쇄된 상태서 택시 안에서 아이를 출산할 수 밖에 없는 '체크포인트 베이비' 등은 전쟁이 일반적인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전쟁 지역을 직접 눈 앞에서 보지 못한 잔인한 참상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소비하는 '변태'로 혹은 힘의 논리라는 잣대를 빌려와 강자와 약자를 나누는 '이분법자'로, 때론 믿음에 치우친 자들이라고 손가락질하고 마는 '방관자'로 보고 있진 않은가요. 

김양균 기자는 책에서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 은 정신건강 피해에 대한 증언자이자 이스라엘 점령 폭력의 피해자, 가부장적인 이슬람 사회에서 젠더폭력의 생존자로서 여러 층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스토리이다. 사회적 약자로 남길 거부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로써 그들은 자신들을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라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며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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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아닌 생존자. 그 단어가 가져오는 강인함이 바로 이 삶을 이겨내는 해답으로도 느껴집니다.

두 차례에 거쳐 팔레스타인을 방문하고 7편의 취재기와 한 편의 e북을 출간한 김양균 기자와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더 많은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희연, 유회현, 정동빈 기자kunst@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