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MIC·화웨이, 韓에 '러브콜'…반도체 굴기 의지 고조

국내 복수 부품 기업들과 접촉…美 규제에 따른 대체 공급망 물색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4/02/08 10:48    수정: 2024/02/08 10:54

중국 반도체 굴기를 실현 중인 SMIC·화웨이가 국내 소재·부품 업계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규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소재·부품 역시 대체재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두 중국 기업이 국내 기업들과 제품 공급 논의를 진행한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복수의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은 최근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신규 거래 및 투자 요청을 받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은 반도체 공급망 자립화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올해에만 18개의 신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올해 전체 가동되는 신규 반도체 공장의 수가 42개임을 고려하면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규제로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의 수급이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세부적으로 16나노미터(nm) 이하의 시스템 반도체,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에 필요한 장비가 수출 금지 기준에 해당한다. 이에 중국 반도체 자국 내 반도체 장비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한편, 한국을 비롯한 타 국가의 장비를 대체 공급망으로 확보해 왔다.

부품 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의 주요 파운드리인 SMIC와, 반도체 굴기를 다시 실현 중인 화웨이 등이 최근 국내 부품업계와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MIC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미국 주요 장비의 수급이 막히면서 관련 부품을 구하는 데도 난항을 겪고 있다"며 "최근 각 부품 분과별로 SMIC 인력이 찾아와 국내에서 대체재를 찾을 수 있는지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화웨이도 국내 부품기업에 거래 및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 당초 화웨이는 2019년 미국의 규제로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으나, 지난해 자체 개발한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반의 신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부활에 성공한 바 있다.

한 국내 부품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국에서 부품 수급을 거의 못 하다보니, 회사 공급망에 속한 기업이나 자회사를 통해 당사에 여러 차례 거래를 요청했었다"며 "국내 소부장 기업들에게 굉장히 적극적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및 AI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의 부품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협업 후 실제 제품이 양산되는 과정에서 중국 현지에 생산라인을 구축해줄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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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C와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첨단 공정에 속하는 7나노미터(nm) 양산에 성공할 만큼 반도체 굴기를 적극 실현해 왔다. 국내 소재·부품 업계로서는 중국 내 사업을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미·중 갈등에 따른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미국 내 투자와 관련한 우선순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오리건주, 인디애나주, 텍사스주 등도 국내 부품업계의 현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