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 톱 4, 中 매출 비중 모두 40% 넘었다

中 기업들, 공급망 불안정에 장비 확보 움직임 뚜렷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11/17 09:28    수정: 2023/11/18 23:06

전 세계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 장비기업 4곳이 올 3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 확대에 불안감을 느낀 중국 기업들이 장비를 적극 구매한 데 따른 효과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기업들의 중국 매출 비중은 올 3분기 40%대까지 높아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업계 1위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는 회계연도 2023년 4분기(8~10월) 67억2천만 달러의 매출로 증권가 전망치(65억2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2024년 1분기(11월~1월) 실적에 대해서도 평균 예상치를 64억7천만 달러로 제시하면서, 증권가 전망인 63억7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이번 AMAT의 분기 매출을 이끈 주역은 중국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나타났다. 당초 AMAT의 중국 매출 비중은 미·중 갈등 격화로 올해 초 크게 줄어들었으나, 1년 사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분기별 중국 매출은 1분기 17%, 2분기 21%, 3분기 27%였다.

도쿄일렉트론(TEL)도 올 3분기 매출과 4분기 예상치 모두 증권가의 전망을 넘어섰다. TEL의 3분기 중국 매출 비중은 43%로, 해당 비중이 4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EL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차량용 반도체 등 중국의 레거시(성숙) 공정 투자가 활발하다"며 "중국 시장 심리는 매우 견고하며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램리서치, ASML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램리서치의 3분기 중국 매출 비중은 48%로 전년동기(30%) 대비 18%p 증가했다. ASML은 3분기 중국 매출이 25억8천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 매출 비중도 2분기 24%에서 3분기 46%로 크게 높아졌다.

관련기사

다만 이들 반도체 장비기업의 중국 매출 확대 기조가 향후에도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장비 구매가 향후 미국의 수출 규재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나오는 사재기 현상에 가깝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자국 및 동맹국 기업들의 중국 수출을 더욱 옥죌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AMAT가 중국 주요 파운드리 기업 SMIC에 수출 허가 없이 장비를 공급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수억 달러 규모의 장비를 한국을 거쳐 SMIC로 공급했다는 혐의가 제기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