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치 파운드리 업계, '가격 하락' 압박 지속 전망

국내외 일부 기업서 가격 경쟁 지속…하반기 회복 기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4/02/06 13:30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은 8인치(200mm) 파운드리 업계가 올 초에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일부 기업이 공격적인 단가 인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가격 하락 압박이 지속될 전망이다.

8인치 파운드리는 웨이퍼 직경이 8인치인 공정이다. 주로 성숙(레거시) 반도체 제조에 활용된다. DDI(디스플레이구동칩)이나 PMIC(전력관리반도체), CIS(CMOS 이미지센서)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현재 국내 삼성전자,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IC, 키파운드리 등이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에 있는 DB하이텍 본사(사진=DB하이텍)

이들 기업은 지난 2021년경 레거시 반도체의 호황으로 100%에 가까운 가동률을 기록했으나, 2022년 하반기부터 가동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트렌드포스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8인치 파운드리 업계의 가동률은 70%대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65%, DB하이텍 73%, SK하이닉스시스템IC 50%, 키파운드리 60% 등이다.

공정 가격 역시 지난해 하반기 전분기 대비 10%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8인치 파운드리 가격의 하락 압박은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부 국내외 8인치 파운드리 기업들이 가동률 향상을 위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시행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에도 어려운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수요 회복이 더딘 시점에서 한국과 대만·중국 기업 간의 신경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DB하이텍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연 매출이 10% 감소하고, 영업이익률이 10% 초반으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업이익률의 경우 지난해 기록인 23%의 절반 수준으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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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 상반기 8인치 공정의 가격 인하 폭은 이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공정 가격이 이미 바닥에 다다랐고, 추가 가격 하락에 따른 가동률 상승 효과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도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들이 있어 가격 하락폭이 두 자릿 수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다시 업황과 가동률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