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인심만큼은 우리나라가 넉넉하다.
네덜란드 등 유럽의 경우 화장실을 공짜로 이용하기가 무척 힘들다.
그렇지만 아무리 인심이 좋은 대한민국이라도 다른 집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몰려와 손을 씻고 볼일을 보고 휴지, 비누 등을 축낸다면 불편하기 마련이다.
우리 손님이 아닌 남의 손님이 화장실을 너무 자주 사용해 엄청난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CJ CJV가 소송에서 이기고도 이른바 밑지는 장사를 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7민사부(재판장 이상원 판사)는 CGV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건물 신탁사(소유권을 이전받아 건물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회사)인 농협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농협은행은 CGV에 3075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 했다.
당초 CGV가 요구한 손해 배상액은 6억2000만원이었다.
2016년부터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건물 중 일부를 임차해 사용중인 CGV는 농협은행 측이 관리비 정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즉 화장실이 없는 1층 입주자와 손님들이 CGV의 2층 화장실을 사용하는 바람에 점보롤·핸드타올·시트 클리너 등 화장실 소모품이 엄청나게 소비돼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
또 CGV는 이에 더해 △수도광열비 △교통유발부담금 △건물보험료 △수선유지비 등을 합쳐 모두 6억 2000만원을 지금까지 낸 관리비에서 돌려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2016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화장품 소모품 비용을 매달 적게는 10만여원, 많게는 50만여원 등 모두 3075만원에 달했다"며 이를 돌려줄 것을 농협은행에 명령했다.
그러나 나머지 관리비는 임대차 계약에 따라 정당하게 납부됐다며 수도광열비, 교통유발부담금, 건물보험료, 수선유지비 등의 관리비 5억9000만여원을 돌려달라는 CGV 주장을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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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소송비용 중 95%는 원고가 부담한다"고 밝혀 CGV 측은 소송 인지대, 변호사 비용, 시간적 경비 등을 감안할 때 배보다 배꼽이 큰 소송을 하고 말았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