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사는 A씨는 2년 전 아파트를 사면서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연 5.20% 금리(30년만기, 원리금균등상환)로 빌렸다. A씨가 매월 은행에 갚는 원리금(원금+이자)은 164만7333원에 달한다. 빚 부담에 허덕이던 A씨는 최근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대환 상품을 조회했다. A씨는 단 5분 만에 동일 한도에서 연 3.49%로 갈아탈 수 있는 주담대를 추천받았고, 서류 제출 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출이 승인되면 A씨는 월 30만1873원, 연간 362만2476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되자마자 차주들의 호응이 뜨겁다. 은행의 고객 유치 경쟁으로 연 3%대 금리로 대출 환승이 가능해지자, 빚 부담을 줄이려는 차주들이 몰리면서 나흘간 신청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일부 은행의 경우 자체 설정한 일일 대출한도가 초과돼 대출이 제한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총 5657명이 신규 주담대 신청을 완료했으며, 신청이 완료된 대출액은 1조30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출 심사가 완료돼 대출 약정까지 체결한 차주는 총 83명으로 해당 대출 규모는 약 162억원이다. 기존 대출 상환까지 완료된 차주는 총 16명이며 대출 규모는 36억원이다. 갈아타기가 최종 완료된 대출의 평균 금리 인하 폭은 1.5%포인트(p)이며, 차주 1인당 연간 기준 이자 절감액은 약 337만원이다.
주담대의 경우 차주가 갈아탈 대출을 신청한 이후 금융회사의 대출 심사에 약 2~7영업일이 소요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대출 이동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은행에서도 대환대출에 대한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주말 주담대 대환대출 접수를 오전 일찍 마감했다. 신청 건이 일일 설정 한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대출 자산의 급격한 이동을 막기 위해 은행별로 월간 한도를 부여했고, 은행들은 원활한 업무를 위해 일일 한도를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주담대 대환대출 출시 첫날인 9일 접수량이 초과돼 신청을 중단한 뒤 다음 날 서비스를 재개한 바 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지점 앞에 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의 한 시중은행 지점 앞에 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News1 박정호 기자
은행들은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로 1000조원 규모의 주담대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초반 고객 유치를 위해 앞다퉈 금리를 낮추는 등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환대출 서비스 금리 하단은 연 3.65~3.82%(12일 혼합금리 기준)까지 떨어졌고, 인터넷은행도 카카오뱅크 3.483%, 케이뱅크 3.63%로 모두 3%대의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7%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절반 가까이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
금리 인하 외에 파격적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사 스타뱅킹 앱에서 주담대 갈아타기를 완료한 고객 전원에게 첫 달 대출 이자 최대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주담대를 환승 고객 중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최대 20만원 범위에서 마이신한포인트를 지원한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는 금융회사 앱이나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해 은행 방문 없이 더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윤석열 정부의 금융분야 민생안정 정책 일환으로, 금리 인상기 차주들의 빚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었다. 지난해 5월 신용대출부터 시작해 이달 9일 주담대로 서비스가 확대됐다. 오늘 31일부터 전세대출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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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말 전세대출 대환 서비스가 시작되면 대출 갈아타기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초반 고객 확보를 위한 은행들의 금리인하 및 마케팅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