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이혜정(65)이 의사 고민환(71)과 결혼생활을 돌아봤다.
이혜정은 14일 첫 방송한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서 "결혼이란 죽음이었다. '내 존재가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땐 절망이라고 생각했다"며 "서로 장점을 보지 못했고, 단점을 감싸지 못하고 살았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지나고 보니 억울하다. 내 생각이 본인과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빨래 아무데나 던져 놓고, 밥도 절대 제 시간에 와서 먹지 않는다. 궁상스러운 휴지 컬렉터"라고 부연했다.
고민환은 "지금 사는 것도 반쯤은 이혼 상태"라며 "각자 할 일이 있으니까 필요성과 아쉬움은 없다. 젊을 때부터 아직까지 남편 배려없이 자기의 강한 주장을 낸다. 그게 갈등의 발단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혜정은 고민환 출근 후 집 청소를 했다. 남편 방에 쌓인 휴지더미를 치웠다. 귀가한 고민환은 쓰레기통에서 휴지를 꺼내며 "다시 쓸 건데 버리면 어떡하냐. 당신이 예전에 집 문서도 버렸지? 딱 그 수준"이라며 화냈다. 이혜정이 "내가 (집문서) 버리는 것 봤냐"고 하자, 고민환은 "시끄러! 앞으로 잘해!"라고 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스타 부부가 가상 이혼을 실행하는 모습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날 부부는 결혼 45년만에 이혼합의서를 썼다. 이혜정은 "45년을 살아도 바뀌지 않는 당신이나, 45년을 함께 해도 늘 가슴이 아픈 나는···. 당신이라는 사람을 내려놓고 혼자 살아보고 싶다"며 "왜 나의 귀함을 모르는지, 내 존재가 이것밖에 안되는지 나이가 들면서 지나간 일을 곱씹게 된다. 난 당신의 이런 뻔뻔함이 싫다. 보지 않고 살아보자"고 제안했다.
고민환은 "언제 올려놓고 살았어? 혼자만 힘든 거 아니다. 그런 우여곡절은 누구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재산 포기 각서를 본 뒤 "재산 분배 할게 없을 것 같은데?"라며 놀랐다. 이혜정은 "의사한테 시집 간다고, 결혼할 때 (친정에서) 땅을 좀 가져왔다"며 "이후 남편이 그걸 담보로 친척동생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그 동생이 세상을 떠나서 땅도 날렸다. 받아야 이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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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은 "이혼 서류를 보니 눈이 번쩍 뜨였다"면서 "가상 이혼도 굉장히 슬프다. 가슴이 '쿵' 한다. 살아온 세월을 종이 한 장에···"라며 눈물을 보였다. 고민환은 "'좀 까부네' '나이 먹고 뭐가 속상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나 없이 네가 어떻게 잘 사나' '어떻게 하면 헤어질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괘씸하니까. '내가 나가면 더 두려워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망설임 없이 짐을 쌌고, 인사도 없이 집을 떠났다. 운전을 하며 "잘 살아보라지. 쉽지 않다는 걸 금세 깨닫게 되겠지"라고 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