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김정자 할머니, 84세 최고령 수능 수험생

생활입력 :2023/11/16 13:21

온라인이슈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수험생으로 알려진 김정자(84) 할머니가 4년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일성여고 3학년 김정자 할머니는 5년 동안 결석 한번 없이 공부에 매진한 끝에 2024학년도 수능을 치르게 됐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서울교육청 제12시험지구 제17시험장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최고령 수험 응시생 김정자(84) 할머니가 일성여자중고등학교 학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유 퀴즈 온 더 블럭' 갈무리)
('유 퀴즈 온 더 블럭' 갈무리)

영문학과에 진학해 미국에 사는 손주들과 '프리 토킹'이 목표라고 밝힌 할머니는 4년 전 '유퀴즈'에 출연해 배움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당시 방송에서 양원주부학교에 다닌 지 2년 차였던 김정자 할머니는 "허리가 굽어서 잘 못 걸어서 6시30분 되면 집에서 나와야 한다"며 등굣길을 공개했다.

가방 속에 교과서를 꼼꼼히 챙긴 김정자 할머니는 "책가방을 며느리가 사줬다. 그때 너무 좋았다. 내가 학생이라는 걸 느끼고 학생의 신분이 됐으니까. 첫 교실에 들어갈 때는 담임선생님 보고 눈물이 났다. 너무 좋아서"라고 회상했다.

김정자 할머니는 외대 앞에서 장사하던 시절 한 학생의 도움으로 자기 이름 석 자를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학생이 노트를 하나 찢어서 'ㄱ' 'ㄴ'을 써줬다. 시간만 나면 'ㄱ' 'ㄴ'을 썼다. 차근차근 이름 쓰는 법을 알려줬다"며 학생을 떠올리며 고마워했다.

또 김정자 할머니는 "우리 딸이 미국으로 출국하던 날 공항에서 엄청 울었다. 내가 이렇게 무식한 엄마라서 딸이 들어가는 출입구도 모르더라. 한글도 모르는데 영어를 내가 어떻게 아냐"면서 글을 몰라 서러웠던 때를 토로했다.

그때부터 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김정자 할머니는 "배울 곳이 없더라. 우연히 주운 부채에서 문해 학교라는 걸 알게 돼 공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6개월 뒤 졸업을 앞둔 심정을 담은 김정자 할머니의 글도 공개됐다. 김정자 할머니는 "더 배우고 싶지만 학교 규칙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졸업을 해야 한다. 건강이 허락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졸업장을 두 개 더 받고 싶다"며 "꿈을 이루지 못하고 황혼의 나이에 양원주부학교 문을 두드려 왔지만 조금 더 일찍 학교를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많았다"고 적었다.

김정자 할머니는 "내 인생을 살아온 거 보면 꿈만 같고 이제 와서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내 인생에 공부만 생각하고 있다"며 "뭐든지 하고 싶은데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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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 할머니의 반가운 근황에 누리꾼들은 "파이팅", "진짜 멋있으시다", "울컥한다", "좋은 성적 받길 바란다" 등 응원을 쏟고 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