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선단 공정 전환으로 메모리 회복세 '부채질'

메모리 시장 회복 조짐…출하량 증가보다 선단 공정 비중 확대에 초점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11/01 14:26    수정: 2023/11/01 17:29

오랜 시간 침체기를 겪어 온 메모리 시장이 올 하반기에 마침내 회복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업체도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적극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내년 메모리 사업에서 선단 제품 중심의 공정 전환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사진=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거시경제 악화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기를 겪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부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 전환했다. 이후 두 회사는 올 3분기까지 매 분기 조 단위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해 왔다.

다만 메모리 가격이 올 하반기 바닥을 다지고, 감산 및 고객사 재고 감소 등으로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양사의 적자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 3분기 3조7천50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약 14% 줄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1조7천90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38% 가량 줄였다.

이처럼 메모리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양사는 향후 선단 공정 제품의 비중 확대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반도체 업계가 미리 시행한 생산능력 감축 영향으로 공급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1anm, 1bnm D램과 V7, V8 낸드 등 선단 공정의 공급 비중을 지속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당사가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는 제품의 안정적 생산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1anm, 1bnm 중심의 공정 전환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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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이 같은 행보는 메모리 시장의 안정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점차 개선되고는 있으나, 증가세는 아직 완만한 상황이다. 또한 DDR4 등 레거시(성숙) D램 및 낸드의 고객사 재고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양사는 섣불리 출하량을 늘리기보다, 공정 전환으로 고객사의 재고 감소세를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고부가가치에 속하는 선단 공정 제품 확대로 수익성 개선도 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