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경남 김해의 한 야산에 세워진 1톤 화물차에서 10대 남매가 숨진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발견 당시 남매 곁에는 친부 A씨(56)가 자해를 시도한 상태로 발견됐으나 경찰에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남매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매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질식시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이혼 이후 함께 살던 모친과의 불화로, 자신이 죽으면 모친이 자녀들을 괴롭힐 것 같아 그랬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쳤다.
A씨는 가족 살해 후 극단적선택 범행 동기로 주로 나타나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는 공기업에 다니며 살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자 경찰은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A씨를 조사했다.
A씨는 프로파일러 면담 과정에서 죄책감은 없었다. 보통 가족을 살해하고 홀로 남은 가장의 경우 고개를 못 들 정도로 범행을 후회하고 자책하지만 A씨는 프로파일러에게 “쉬지도 못하게 왜 저녁 시간에 찾아오냐”며 호통쳤다. 그러고는 면담 내내 반성없이 변명으로 범행을 합리화했다.
특히 A씨는 과대망상에 빠져있기도 했다. A씨는 프로파일러에게 “자신은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당하게도 그 이유는 남매에게 미안함이 아닌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받지 않고 출소하게 되면 원자력을 조작할 수 있기에 더 많은 사람이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재계에 진출하면 큰 사람이 될 것”이라는 허황된 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방원우 경사는 A씨가 정신질환 중 하나인 조증을 앓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증은 평소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들떠있고 폭력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과대망상에 빠져 자신의 의견과 행동이 세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방 경사는 A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도 허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A씨는 자녀들의 살해 계획은 한 달 전부터 구체적으로 준비한 반면 자신은 신체 일부를 자해하는 데 그쳐 생명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며 “반드시 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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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 19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