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e스포츠 종목화에 매진…장기흥행 위해선?

"e스포츠 종목화 잠재력 높은 게임 지속적으로 나와야"

디지털경제입력 :2023/09/12 11:05    수정: 2023/09/12 11:23

몇 년간 주춤했던 국내 게임의 e스포츠 종목화 시도가 다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품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시도가 더욱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국산 게임의 e스포츠 종목화를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도 이러한 시도가 이어졌지만, 주먹구구식 접근으로 인해 e스포츠 종목화에 실패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e스포츠와 관련해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게임은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이터널 리턴'이다. 이 게임은 지난 8일 기준으로 글로벌 PC 플랫폼 스팀 동시 접속자 3만 명을 넘어섰다.

카카오게임즈 '이터널리턴'

이터널리턴은 지난 2020년 10월 얼리 액세스 형태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배틀로얄 형식의 게임 규칙에 서브컬처 성향의 캐릭터 일러스트, 쿼터뷰 시점의 액션 전투, 재료를 모아 장비를 제작하는 크래프팅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게이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게임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e스포츠 종목으로서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터널리턴은 현재 정식 오픈을 맞아 e스포츠 시스템 변화를 시도했으며, 스쿼드 중심으로 체계적인 구성을 갖춰 성장을 위한 환경을 마련한 상태다.

이터널 리턴을 대표하는 e스포츠 대회인 '마스터즈'는 현재 팀전(총 16개 팀 대결)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반기 대회는 3번의 마스터즈와 1번의 파이널 무대로 이뤄진다. 이전처럼 파이널 무대에 마지막으로 올라서는 팀을 결정하기 위한 LCQ(Last Chance Qualifiers)도 진행된다.

님블뉴런 측에 따르면 마스터즈는 현재 페이즈2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승전은 10월 말 경 개최될 예정이다. 추후에는 정기 리그 개설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헤이븐 키비주얼.

넥슨의 신작 워헤이븐도 e스포츠 종목으로서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워헤이븐은 칼과 창 등 냉병기가 존재하는 중세 판타지 세계 '헤러스'에서 연합과 마라 두 진영이 16대 16으로 나뉘어 경쟁하는 재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대규모 전장에서 컨트롤에 기반한 순수 실력을 뽐내기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6월 스팀 넥스트페스트에서 일일 이용자 수 1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낸 사례는 여전이 드문 편이다. 국내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스포츠 통계 사이트 e스포츠 차트를 보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지난해 상금규모와 총 시청자 지수 등을 종합한 상위 10개 종목 중 국산 종목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유일하다. e스포츠가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7개의 세부 종목 중 한국 게임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뿐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단

한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 종목의 인기와 성장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 얼마 많은 팬을 보유했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결국 e스포츠 종목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선결 조건은 일정 이상의 고정 이용자 층이 형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보는 재미가 많아도, 하는 사람이 없으면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게임사들의 노력만큼이나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다. e스포츠 산업 활성화 및 종목 다양화를 위한 여러가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1년 e스포츠 및 게임 등 콘텐츠 산업 전반의 진흥을 위한 내용을 담은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개정안·법인세법 개정안·e스포츠 진흥법 개정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총 9건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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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진흥법 개정안은 국가와 지자체가 국내 e스포츠 종목의 다양화를 위해 조세 감면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기업이 e스포츠 구단을 설치·운영할 시 그 비용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도록 하고 있다.

이상헌 의원은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리지만 정작 종목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e스포츠 종목사들이 판로개척과 활성화를 위해 나서고 있지만 정부 지원과 세제 혜택이 전무해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e스포츠 종목사가 손실을 감수하며 투자하기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어 적절한 지원이 필요했다"며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