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시대 '바이오항공유' 수요 증가…국내 시장은 걸음마

법률·제도적 지원책 미비해 시장 확대 걸림돌

디지털경제입력 :2023/08/31 17:35    수정: 2023/09/01 16:16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 바이오항공유(SAF)를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지만 정작 국내의 경우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 양상이다. 국내 정유사들도 사업 다각화 관점에서 SAF 생산 채비를 서두르지만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SAF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의 준말로 석유, 화석이 아닌 동물성·식물성 기름을 이용해 제조한 친환경 연료를 말한다. 기존 항공유 대비 80% 이상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미 EU에서는 오는 2025년부터 역내 착·발하는 모든 항공기를 대상으로 SAF를 2%씩 필수로 넣어야하는 의무를 신설했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자국 내에서 SAF를 생산하는 업체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탈탄소 바람과 맞물려 국내 정유사들도 SAF 생산을 위해 채비를 서두르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25년붙터 연간 50만 톤의 SAF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도 대한항공과 'SAF 실증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SAF 상용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도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우선 정유사들이 SAF를 생산하기 위한 제도적·법률적 기반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상 SAF는 석유 대체연료에 포함되지 않아 정유사들이 생산할 자격이 없다는 점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SAF를 석유 대체연료로 정의하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현재 위원회 심사 중으로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제도적 미비점을 종합해 SAF 상용화를 위한 실증을 준비 중이지만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가격이 고가라는 점이다. 실제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 SAF는 일반 항공유 대비 3배~5배까지 가격이 비싸 현재 SAF 공식 상용화 시점도 잡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충남 서산시에 소재한 현대케미칼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국내의 경우 앞서 언급한 미국과는 달리 현재 SAF를 생산 혹은 사용하는 기업에게 돌아가는 세제혜택, 보조금 등의 지원책은 전무하다. 이 때문에 항공사와 정유사 모두 SAF를 본격 생산·사용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가격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지원책 미비, 생산 근거 희박 등 상용화를 위한 걸림돌이 도처에 산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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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민․관 합동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스,대한항공과 실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이 역시 차일피일 미뤄진 상황이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내년 7월까지 구주노선에 SAF를 사용한 항공운항 실증 계획을 내놨지만 8월의 마지막 날인 31일까지도 실증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증과 관련해 "실증을 정확히 언제 추진할지 정확한 시점을 말하기 어렵다"면서 "지난해 10월 바이오연료 확대방안이라는 큰 그림은 내놓은 상황에서 상용화를 위한 이행방안을 착실히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