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해양 방류에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런 움직임이 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국민 간 의견 차이가 측정기 구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난 24일부터 방사능 측정기에 관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 때문에 걱정이 많다. 방사능 측정기를 사고 싶은데 조언해달라'는 내용 등이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측정기 구입을 고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박모씨도 "안심하라고 하지만 집에 갓 돌이 지난 아이가 있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자식 때문에 (방사능은) 말도 안 되는 공포라고 하더라도 대비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직장인 30대 김모씨는 "아내가 우리도 방사능 측정기를 사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해서 뭐 하러 사냐고 하긴 했다"며 "근데 한편으로는 그래도 하나 사둘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관심으로 평소 거의 검색되지 않았던 방사능 측정기 검색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네이버 검색어트렌드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 다음 날인 지난 25일 방사능 측정기 검색량은 최근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방사능 측정기는 거의 검색되지 않던 검색어지만, 이날까지도 기존 대비 최소 9배가 넘는 검색량이 이어지고 있다.
방사능 측정기는 지난 27일 기준 네이버쇼핑 베스트 차트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측정기를 구매한 사람들은 '위험한 수치가 뜨면 알림을 받을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하다',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뉴스를 보고 일단 급하게 구매했다. 마스크 때처럼 구하지도 못할까 봐 서둘렀다' 등의 제품 후기를 남겼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과하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방사능 측정기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글에는 '그런 걸 왜 사냐'는 내용의 댓글 여러 개가 달렸다. '살다 보니 방사능 측정기가 판매 인기 제품이 되는 것도 다 보네' 등의 게시물도 올라왔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김모씨도 "비싸 봐야 10만원 대인 휴대용 측정기 성능이 뛰어나겠냐"라며 "측정기를 사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유난스럽다는 생각만 든다"고 했다.
전문가도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구매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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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는 실효성이 없다"며 "자연 방사능은 측정할 수 있지만, 음식에 들어 있는 방사능은 약해서 굉장히 비싼 고가 장비를 이용해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