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KHANUN)' 북상으로 9일 오후부터 제주 하늘길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제주국제공항은 급히 제주를 떠나는 승객과 대체편을 구하는 결항 승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이날 오전 제주공항 3층 출발 대합실 항공사별 결항 고객 전용 카운터를 중심으로 수십미터의 긴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모두 항공사 결항 안내 문자를 받고 대체편을 구하려는 승객들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전결항을 포함해 144편(국내선 도착 73편·출발 53편, 국제선 도착 6편·출발 7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결항편 승객들은 항공사 직원들을 붙잡아 질문을 쏟아냈지만 "지금은 모든 편이 만석"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바로 반대편에서는 하늘길이 끊기기 전 제주를 떠나는 승객들의 수속 작업이 바쁘게 돌아가 표정이 극명히 나뉘는 모습이었다.
제주로 여름 캠핑을 떠나왔던 지역센터 아동과 교사 30여 명은 결항 소식을 듣고 대체편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교사 A씨는 "아이들을 포함해 30명을 넘어 한 항공기로 함께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지금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데 어떻게 될 지 아직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간신히 10일 대체편을 구한 관광객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태풍이 제주를 빠져나가도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 경로상 타 지역 기상이 악화해 10일 정상 운항도 불투명해서다.
지난 6일 가족여행 차 제주를 찾은 30대 이모씨는 "어제 김포행 항공기가 결항됐다는 문자를 받고 여행은 제쳐두고 검색에 검색을 거쳐 10일 항공편을 다시 예매했다"며 "사진관을 운영 중인데 내일 또 결항되면 11~12일 예약 고객에게 취소 안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직장 생활 중인 부모님 역시 어제 회사에 연락해 10일 비행기가 재차 결항되면 11일 출근이 어렵다는 상황을 전달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이날 오후 늦게 대부분의 예정된 항공편을 사전결항하기로 했다.
출발 기준 이스타항공이 오후 4시30분 이후 전편 결항하는 것으로 시작으로 대한항공은 오후 6시20분, 아시아나 항공과 제주항공은 오후 5시 이후 전편 결항하는 등 대부분의 여행사가 오후 운항을 취소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태풍 카눈은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5m, 강도 '강'의 상태로 서귀포 남동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로 북서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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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은 이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10일 오전 3시쯤 서귀포 동쪽 약 140㎞ 부근 해상을 지나면서 제주도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