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이어 LG맨...'김영섭' KT는 어디까지 바뀔까

조직 인사 비롯해 대대적인 개편 전망...DX 사업은 힘 실릴듯

방송/통신입력 :2023/08/07 14:16    수정: 2023/08/08 08:32

KT그룹을 이끌 새 사령탑 후보에 LG 출신의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오르면서 회사의 경영에 불어올 변화의 바람이 주목된다. ‘삼성맨’ 황창규 전 회장에 이어 ‘LG맨’의 경영체제에서 각기 다른 회사의 경영문화가 옮겨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영섭 후보자는 7일 KT 이사회가 일정을 결정할 2차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공식 대표로 선임되기 전까지는 직접적인 언급은 최소화하고 있는 만큼 주총 인사말에서야 본격적인 경영 비전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전망이다.

황 전 회장이 주요 임원 회의를 오전 일찍 시작하는 삼성그룹의 조직 문화를 KT에 옮겨온 것처럼 김 후보자 역시 LG 시절의 경영방식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무통으로 불릴 만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경영방식의 변화가 주목된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

외부 출신 CEO의 경영 효율화 추진

주총 이전까지는 인수위원회 형태의 CEO 후보 전담 지원 TF를 통해 업무분석에 나설 전망이다. 우선 이 기간에 김 후보자를 보좌할 인물에 관심이 쏠린다. 주총 또는 주총 직후 발표할 기업경영 구상 비전을 마련할 때 후보자의 지근거리에서 회사 업무 현황을 보고하면서 차기 대표와 경영 비전을 함께 구상할 첫 인물로 꼽힌다.

우선 김 후보자가 추천할 사내이사 후보자에 서창석 네트워크 부문장을 지목했다. 10인으로 구성되는 이사회에 서 부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활동하게 될 전망이다. 과거 황 전 회장은 대표로 선임된 뒤 한훈 경영기획부문장과 임헌문 커스터머부문장을 사내이사로 낙점했다. 임 전 사장의 경우에는 당시 KT를 떠난 상태에서 영업망 재건을 주문받고 다시 회사에 합류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예정된 상무급 이상의 인사가 보류된 가운데 경영진 구조에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사회가 김 후보자를 주총에 추천할 대표이사 후보자로 낙점하면서 가장 크게 주문한 부분이 변화와 혁신이다. LG 출신의 손발을 맞춰본 인사들이 KT 주요 보직으로 발탁될 수도 있다.

경영 효율화에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은 김 후보자는 경쟁사 대비 비대한 회사의 인력구조 개편에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KT 바깥 인물이 수장에 오른 만큼 기존 조직의 분위기를 따르지 않고 과감한 정비에 나설 수 있다. 실제 이석채 전 회장, 황 전 회장 등 외부 출신 CEO 행보를 보면 구조조정이 꼽힌다.

아울러 LG CNS를 이끌던 시절에 도입한 기술역량레벨 평가 제도를 KT 사정에 맞게 받아들일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기술 중심의 인재로 회사를 꾸리는 시도가 과거 몸담은 회사에서 성과를 보인 만큼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대내외 관계 설정도 변화 기류

이사회는 지난 4일 심층면접을 마친 뒤 김 후보자를 두고 대내외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연말부터 CEO 선임이 불발되면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부재가 지적된 점도 같은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외협력 부문의 강화를 비롯해 정부 정책 협력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업의 경쟁 관계에서도 변화 징후가 감시된다. 오랜 기간 LG CNS의 CEO를 맡아온 경험에 따라 공공클라우드를 비롯한 B2B 솔루션 사업에 새로운 전략을 세울 수 있다.

KT는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관련 분야의 사업 성장 속도도 KT 내부에서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여기에 김 후보자의 색채가 더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사업에서 LG CNS와 경쟁 관계를 풀어가는 방법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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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가 LG CNS로 옮겨가기 직전에 경쟁사인 LG유플러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 통신 사업의 자산 흐름을 파악했기에 사업 규모가 훨씬 큰 KT에서 비용 효율화가 가능한 부분도 곧장 손볼 수도 있다. 다만, 정부 협력 기조에 맞춰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KT 안팎의 관계자들은 “대표 취임 직후에는 비상경영체제에서 빚어진 문제를 해소하는 데 우선은 집중하고, 실용주의를 기본 바탕으로 클라우드와 AI 기반의 사업에 힘을 쏟아온 과거 경영 스타일에 경험에 따라 회사의 청사진을 제시한 뒤 관련 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