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된 잼버리…폭염 고통 극심, 식수대 뒤엉켜 빨래 설거지

생활입력 :2023/08/04 10:41

온라인이슈팀

159개국 4만3000여 명의 남녀 스카우트 대원이 모인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가 한국을 알리고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생존게임', '오징어게임', '난민체험', '난민캠프' 등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

이는 폭염이라는 최대 복병을 사전에 감안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가며 야영생활을 해 본다'는 잼버리(jamboree=유쾌한 놀이) 정신만을 강조했지 잼버리를 위한 여건을 마련해 주지 못한 측면이 크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 News1 유경석 기자

여건 불비 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17년간 제주에서 남녀 스카우트 대원을 지도해 왔다는 A지도자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역 대회등에서 이런 더위를 많이 경험했고 기본적인 여건들은 스스로 해결하면서 했었지만 여기는 기본적인 여건들이 해결이 안 되니까 더 힘들다"고 했다.

가장 힘든 지점을 "사우나에 앉아 있을 정도의 그런 체감 온도"라며 폭염이라고 말한 A지도자는 그나마 더위를 조금 가시게 해 줄 "얼음이 지금까지 한 번도 공급 안 됐다가 여론이 들끓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제 저녁 처음 얼음 한 덩어리가 지급됐다"고 했다.

또 "식수대에서 취사하고 설거지 하고 땀에 젖은 옷 빨래 등 모든 걸 다 해결하라고 하는데 너무 지저분하고 좁아 대원들이 빨래를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식수와 세탁 공간 분리 등의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점도 어려운 지점이라고 토로했다.

식수대에서 나오는 물로 생활하는데 "식수대 물 온도가 너무 높다"며 이 점 역시 대원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라고 했다.

특히 "처음엔 이동식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해서 (어른인) 저 조차 화장실을 가지 못할 정도였다"며 "그래도 (여론 비판으로) 지금은 조금 청소를 해 그나마 많이 깨끗해졌다"고 했다.

진행자가 "어제 전북도의 한 의원이 '지금 피서하러 온 거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고 하자 A지도자는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해 긍정적인 면과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어른들의 역할인데 정치 하시는 분이 그런 말씀 하시는 건 아니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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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지도자는 '더 이상 나라망신 시키지 말고,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잼버리를 조기 종료하자'는 일부 의견에 대해선 "세계 청소년들과 교류할 여건을 만드는 게 솔직히 쉽지 않다. 조금 힘들지만 여기에서 여건이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조기 종료보다는 여건 개선을 하면서 청소년들이 끝까지 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며 서로 힘을 합해 본다면 그래도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