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소년 마약 실태 조사를 두고 국회에서조차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소년 흡연보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 사용이 많다는 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여성가족부는 ‘2022년 청소년 매체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여가부는 조사결과에서 중·고등학생 중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10.4%라고 밝혔다. 반면, 흡연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율이 4.2%, 음주 경험은 13.7%였다.
마약성 진통제를 담배보다 더 많이 사용했다는 조사 결과에 논란이 일자, 여가부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표에서 진통제(펜타닐 패치)의 경우에는 ‘진통제’ 라는 표현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응답 청소년 입장에서 일반 진통제 이용경험까지 다수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해석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는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소속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여가부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였다. 해당 조사에서 펜타닐 사용 경험을 묻는 문항과 선택지는 다음과 같다.
최근 1년 동안 다음에 제시된 약을 복용해 본 적이 있나요? 복용해 본 적이 있다면 어떻게 구했나요? 해당하는 것을 모두 선택해 주세요.
1) 식욕억제제 (디에타민정) 2) 진통제(펜타닐 패치)
문항은 응답자 입장에서 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만을 묻는 것인지 아니면 진통제 사용 경험 전체를 묻는 질문인지 알기 어렵게 설계됐다.
정작 해당 문항은 최근 청소년 마약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지자 정책현황 파악을 위해 통계청 국가통계작성 및 변경승인절차를 거쳐 조사문항으로 확정된 것이었다.
이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강훈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청소년에게 마약류를 자세히 설명하기 곤란하고 문항이 제한되어 있어 조사 문항을 압축하다 보니 펜타닐과 진통제라는 표현을 동일하게 썼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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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의 해명 이후에도 조사 문항 자체에 대한 설계 경위가 제대로 납득되지 않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이 통계가 인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강훈식 의원은 “잘못된 문항을 설계해 청소년과 전 국민을 혼란에 빠트린 국책연구기관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