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조8천8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개 분기 연속 적자이며, 올해 상반기 적자 규모만 6조3천억원에 달했다.
다만 지난 1분기(영업손실 3조4천23억 원)보다 적자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쟁사 메모리 업체도 감산에 들어서면서 하반기에 가시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강세...HBM 등 그래픽 D램 매출 2배 증가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이 7조3천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1% 감소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2조8천821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4조1천972억원)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영업손실 1조7천12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에 영업손실 3조4천23억원, 올 2분기 2조8천821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SK하이닉스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HBM(고대역폭메모리)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매출이 지난해 4분기 대비 빠르게 올라오면서 전체 D램 매출의 20%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이라며 "2분기 AI향 수요로 HBM과 DDR5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D램 평균판매가격(ASP, Average Selling Price)이 전분기 대비 상승한 것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PC, 스마트폰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며 DDR4 등 일반 D램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AI 서버에 들어가는 높은 가격의 고사양 제품 판매가 늘어 D램 전체 ASP가 1분기보다 높아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은 전 분기 대비 10% 초중반의 출하량 증가, 낸드는 높은 기저 효과로 인해 전분기 수준의 출하량 유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HBM 매출 비중 20% 넘어…2026년 HBM4로 전환 전망
SK하이닉스는 향후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회사는 올해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의 초기 양산 수율과 품질을 향상시켜 다가올 업턴(Upturn)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과 DDR5의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고, 2026년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는 "HBM 양산 확대에 필요한 1z나노미터(nm) D램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공급 예정인 HBM3E를 위한 1b나노 D램, TSV(실리콘관통전극) 생산능력 확보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인 HBM4 세대는 2026년경에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지난 3년여간 HBM2에서 HBM3로 넘어오는 과정, 그 다음 HBM3E 도입 계획 등을 종합하면 약 2년 간격으로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빠르게 지금 움직이고 있다"며 "2026년경부터는 HBM4 세대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고, 당사는 이에 맞춰서 착실하게 제품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 HBM 공정전환 집중...낸드 5~10% 추가 감산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 계획과 관련해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도 HBM 제품 양산 확대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되 전사적으로 캐파(생산능력) 증설보다는 공정 전환에 집중한다.
다만, D램 보다 수익성이 낮은 낸드는 5~10% 수준의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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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낸드는 감산 규모를 확대해서 재고 정상화 시기를 앞당기려고 한다"며 "그 외에도 전사 차원의 캐펙스(Capex) 관리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당사의 낸드와 자회사인 솔리다임 간의 개별 역량 통합, 비용구조 개선을 위한 조직 간소화 등을 통해 중복 비용을 계속해서 제거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김우현 부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말부터 시작된 업계 감산에 따른 영향은 현재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감산에 따른 효과가 상반기 대비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