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이름 바꿔 수 십조 날렸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이름을 X로 전격 교체한 것을 두고, 수십 조원에 달하는 브랜드 가치를 날려버린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의 이름을 ‘엑스’(X)로 변경하고 검은 색 새 로고를 공개하며 ‘트윗’을 포함한 관련 단어를 모두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최고 경영자(CEO)는 “X가 오디오, 비디오, 메시징, 결제 및 은행 업무를 위한 사이트가 되겠다”며 회사 비전을 설명했다.

X로 이름을 바꾼 트위터 본사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에 대해 브랜드 에이전시와 분석가들은 이번 브랜드 변경이 기존 브랜드 가치 약 40억~200억 달러(약 5조 1200억원~25조600억원) 날려 버린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브랜드 전략기업 시겔&게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이사 스티브 수지는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그런 지분을 얻는 데 15년 이상이 걸렸기 때문에, 브랜드 이름으로 잃는 것은 상당한 재정적 타격"이라고 밝혔다.

다른 IT 회사들도 최근 사명을 변경한 사례들이 있다. 구글도 추진 중인 사업이 검색 사업에 얽매이지 않도록 알파벳으로 사명을 바꿨고, 페이스북도 메타버스를 강조하며 ‘메타 플랫폼’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기존 서비스명은 유지됐다. 때문에 여전히 우리는 구글로 이동해 검색한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브랜드 컨설팅 회사 브랜드 파이낸스에 따르면,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는 약 40억 달러로 추산된다. 페이스북 브랜드의 가치는 590억 달러, 인스타그램은 474억 달러다. 미국 벤더빌트 대학은 트위터 브랜드 가치를 스냅챗과 비슷한 150억~200억 달러로 추정했다.

밴더빌트 대학 조슈아 화이트 교수는 "트위터의 인기는 '트윗' 및 '리트윗'과 같은 단어를 현대 문화의 일부로 만들었다"며 "유명인, 정치인 및 기타 사람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데 정기적으로 사용된다"고 전했다.

자스민 엔버그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X라는 이름이 있든 없든 트위터의 브랜드는 이미 일론 머스크와 크게 얽혀 있다"며, "트위터의 브랜드 자산의 상당 부분은 이미 사용자와 광고주 사이에서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마케팅•브랜드 컨설팅 그룹 메타포스의 앨런 애덤슨 공동 창업자는 트위터의 사명 변경에 대해 "비즈니스와 브랜드 관점에서 완전히 비합리적"이라며,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가장 빠른 해체 중 하나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X앱에 뱅킹이나 결제 기능을 구축하고자 하는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이런 서비스의 경우 고객 신뢰가 바탕인데, 새 이름으로는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머스크의 핵심 팬 이외의 고객은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금융 거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조슈아 화이트 교수는 평했다.

이번 사명 변경이 긍정적인 측면은 “일론 브랜드”라며, “그의 개인 브랜드 가치가 트위터 브랜드 가치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 브랜드 에이전시 페이저 설립자 토드 얼윈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