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당초 올해 생산량을 총 2억9천100만대로 잡았지만, 최근 이를 2억3천500만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하반기에도 보수적인 생산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의 반등 가능성 역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이달 갤럭시 스마트폰 생산량에 대한 내부 전망치를 당초 계획 대비 5천만대 이상 줄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를 2억9천100만대로 설정한 바 있다. 주력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 중저가형인 갤럭시 A·M,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갤럭시 탭으로 대표되는 태블릿의 경우 2천800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전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도 관련 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량 전망치를 2억3천500만대로 이전 전망치에서 19% 낮췄다. 대당 개수로는 5천600만대가 줄어든 셈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생산 계획도 상반기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약 1억19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반기에는 1억160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태블릿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태블릿 생산량 전망치는 기존 2천800만대에서 2천500만대로 10%가량 줄어들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부터 거시경제 및 IT 시장의 악화로 침체기에 빠져 있다. 올해 시장 전망은 각 기관에 따라 소폭 상승·하락 등으로 엇갈리고 있으나, 올 상반기까지의 업황은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점은 대체로 명확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감소세를 1.1%에서 최근 3.2%로 확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생산량 감소는 최신형 폴더블폰을 제외한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차세대 폴더블폰 시리즈인 갤럭시Z 폴드·플립 5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판매에 적극 나선 갤럭시S23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전작과 비슷한 생산량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폴더블폰은 전년보다 생산량을 다소 늘리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자체 설계하는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 엑시노스 사업도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의 올해 주력 제품인 갤럭시S23 시리즈, 갤럭시Z 폴드·플립 5에는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채택됐다. 엑시노스는 주로 중저가형인 갤럭시A에 탑재되는 추세다. 이 분야에서는 대만 미디어텍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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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4분기 8% 수준에서 올해 1분기 4%로 절반이나 감소했다. 2분기에는 엑시노스 1330을 탑재한 갤럭시A14, 갤럭시 M14 등의 출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생산량 감소 및 시장 전반의 부진이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엑시노스가 반등에 성공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다시 최신형 AP인 '엑시노스 2400'을 퀄컴 스냅드래곤과 병행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