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나노 소재 맥신(MXene)을 이용해 물에 빨아도 작동하는 유연한 OLED가 나왔다. 약간의 변형에도 쉽게 깨지는 투명 유연 디스플레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와 나노종합기술원 이용희 박사 공동 연구팀이 맥신 나노 기술을 활용해 물에 노출돼도 뒷배경을 보이며 빛을 내는 방수성 투명 플렉시블 OLED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투명 유연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디스플레이나 바이오 헬스케어, 군사, 패션 등에 폭넓은 활용이 기대되나, 깨지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탄소 나노튜브, 그래핀, 은나노와이어, 전도성 고분자 등 다양한 투명 플렉시블 전도성 소재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은 2차원 맥신 소재에 주목했다. 맥신은 2차원 평면 구조로 전이금속에 탄소 또는 질소가 결합해 원자 두께의 층으로 구성된 나노물질이다. 전기 전도도와 투과도가 높고 용액 공정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대기 중 수분이나 물에 의해 전기적 특성이 쉽게 열화되기 때문에 수명이 짧아 정보 표시가 가능한 매트릭스 형태로 시스템화 하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수분이나 산소에 의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치를 외부로부터 차단하는 인캡슐레이션(encapsulation) 기법을 사용했다. 수분에 의해 맥신의 전기적 특성이 열화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인캡슐레이션 박막을 설계했다. 수분을 차단하고 잔류응력 상쇄 기술을 도입, 유연성을 주어 최종적으로는 이중층 구조로 인캡슐레이션 박막을 설계했다. 물속에서도 열화 없이 세탁할 수 있도록 최상부에 수십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플라스틱 필름을 부착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햇빛이 비추는 실외에서도 눈으로 밝기 인식이 가능한 정도로 1000cd/㎡ 이상의 휘도를 내는 적색·녹색·청색의 맥신 기반 OLED를 개발했다. 적색 맥신 기반 OLED는 70%의 휘도를 유지한 채 2천시간의 대기보관수명을 보였고, 60%의 휘도를 유지하며 1천 500시간의 대기 구동수명을 나타냈다. 1.5㎜ 수준의 낮은 곡률 반경에서 1천회 이상 견디는 유연성도 확보했으며, 6시간 동안 물안에 넣어 놓아도 성능이 유지됐다.
연구팀은 패터닝 기술을 활용해 맥신 기반 OLED를 수동 매트릭스 형태로 제작, 글자나 모양 표시가 가능한 투명 디스플레이를 시연했다.
논문 제1저자인 정소영 박사과정은 "맥신 OLED의 신뢰성 향상을 위해 이에 적합한 인캡슐레이션 구조 및 공정 설계에 집중했다"라며 "맥신 OLED를 매트릭스 타입으로 제작해 간단한 문자나 모형을 표시함으로써 투명 디스플레이 분야에 맥신이 응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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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 교수는 "이번 연구가 맥신의 다양한 전자소자로의 응용에 가이드라인이 될 뿐 아니라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요구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션, 기능성 의류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중국 OLED 기술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새로운 OLED 융합 신기술이 계속 개발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