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X의 마스터 드라이버였던 아키오 회장님이 평소 전용 서킷을 두바퀴 돌아야 할 것을 단 한바퀴도 채 돌지 않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래서 RX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죠.”
7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한 5세대 ‘뉴 제너레이션 RX’를 개발한 오노 타카아키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엔지니어는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한 미디어 라운지테이블에서 개발비화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21일 국내에 렉서스의 순수 전용 전기차(BEV) RZ와 5세대 RX가 공식 출시했다. 이중에서 렉서스의 RX 라인은 대표적인 베스트 셀링 모델이다. 렉서스에 따르면 RX는 1998년 시장에 처음 등장해 지난해 9월까지 약 95개 국가에서 362만대가 팔려나갔다.
특히 4세대 RX는 역대 RX 중 가장 완성된 모델이라는 평가를 가지고 있었다. 완전변경으로 세대를 넘어가면 기존의 평가를 뛰어넘어야 하는데, 이는 모든 차량 엔지니어들이 해결해야할 운명처럼 여겨진다. 이번 5세대 모델 역시 그랬다는 것이 오노 수석의 말이다.
오노 수석은 “렉서스가 지향하는 주행하는 즐거움을 좀처럼 만들어내기 어려웠다. 개발 초기 마스터 드라이버인 도요다 아키오 회장님의 만족을 이끌기 어려웠다”며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셀수도 없는 시도 끝에 그 시도가 완성돼 렉서스다운 주행을 보여주는 튜닝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개발 당시의 고충(?)을 전했다.
그는 특히 차의 주행 속 균형(밸런스)를 찾기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오노 수석은 “정숙성을 수치적인 면에서 목표적으로 달성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며 “주행 중 정숙함이 위화감이 없는 그런 밸런스를 맞추는 부분이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RX와 마찬가지로 RZ도 이 부분을 상당 부분 개선해냈다. 그렇기에 렉서스 개발진들은 두 차량에 대해 '렉서스다운 차'라고 부연했다.
RX는 그야말로 달리는 즐거움을 모토로 만들어졌다.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의 경우 기존 엔진에서는 가속페달의 반응이 빠르게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개발진은 이 부분에 토크를 융합해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어냈다.
오노 수석은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는 고출력 모토를 탑재하고 클러치 모터와 융합했다”며 “이에 따라 자동차를 주행하며 조작하는 데 있어 ‘잘 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제작했다”고 했다.
이번 RX에는 스핀들 보디 디자인을 채택했다. 렉서스 시그니처인 직조 모양의 스핀들 그릴에서 전동화 추세에 맞춰 스핀들 보디로 진화한 것이다. 오노 수석은 “렉서스도 ‘이제 디자인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것을 부수고 뛰어넘자 했던 것이 스핀들 보디에서 확립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RX를 타본 기자들은 차량 내부를 은은하게 울리는 엔진소리에 감탄을 더했다. 특히 차량이 변속할때 엔진음과 변속음의 조화를 칭찬했다.
오노 수석은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로 소리를 더했다”며 “처음 출발할 때 나는 소리는 엔진에서 자연스럽게 만드는 소리지만 이후 소리를 자연적인 사운드가 아니지만 음을 첨가해서 절묘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RX는 에코 모드도 일반적인 차량과 차별점을 더했다. RX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는 ▲스포츠 모드 ▲노말 모드 ▲에코 모드를 지원한다. 이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에코 모드다. 보통 에코 모드로 전환하면 차의 성능이 제한되고 연비 주행으로 변화한다.
RX500h는 에코 모드로 전환하면 일반 차량의 노멀 모드 정도의 성능을 유지한다.
오노 수석은 “500h의 경우 퍼포먼스 모델이다 보니 에코 상태에서도 주행감을 충분히 살려야 했다”며 “그래서 극단적인 에코를 실현하기보다는 일반적인 보통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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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는 렉서스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그런 만큼 개발 초기부터 아키오 회장이 직접 마스터 드라이버로 주행에 나서 차의 완성을 도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RX는 매년 렉서스 전체 판매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그런 만큼 올해 렉서스 판매량 1만대 복귀에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렉서스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량은 5천29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9.7% 증가했다. 렉서스는 반일정서가 심해지기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렉서스의 1월부터 5월 판매량은 7천70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