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확대, 해외 바우처와 디지털 ODA 신설을"

박윤규 차관 주재 '아세안 디지털 수출 성과 공유 및 간담회'서 기업들 제안

디지털경제입력 :2023/06/17 15:04    수정: 2023/06/17 15:12

 우리나라와 베트남간 소프트웨어(SW) 인증을 서로 인정해주는 제도가 추진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디지털 수출 확대를 위해 '디지털 ODA' 신설과 '해외 바우처' 신설을 요구,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발전, 복지증진 등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공적개발원조나 정부개발원조라 불린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수출하는 전자정부도 대부분 ODA 자금에 의존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9일 서울에서 열린 첫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에서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ODA 규모를 2배로 증액, 오는 2027년까지 3990만 달러(약 530억 원)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16일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이 주재해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아세안 디지털 수출개척단 참여기업 및 지원기관 현장 간담회'에는 디지털 분야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기업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참석한 10여 기업은 디지털 ODA 신설과 해외 바이어 기업 정보 제공, 바우처 사업 해외 실시, 현지 벤처캐피털(VC)과 유대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행사는 박 차관이 단장을 맡아 국내 디지털 기업 100여곳과 지원기관들이 한 팀을 이뤄 지난 5~9일 아세안 3개국(자카르타, 싱가포르, 호치민과 하노이)을 돌며 수출 전시 및 상담회 활동을 펼친데 따른 성과를 되돌아보고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수출개척단은  ▲ICT비즈니스&콘텐츠 파트너쉽(인니 자카르타, 6일) ▲2023 커뮤닉아시아(싱가폴, 7~9일) ▲K-Global@베트남(베트남 호치민, 8일) ▲한-베 의료AI+ DX 협력포럼(하노이, 9일) 등의 행사를 통해 2억 7296만 달러 규모 수출상담(821건)과 276만 달러 상당 수출계약(5건), 33건 양해각서(MOU) 체결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 수치에는 KOTRA가 선정해 참여한 16개 기업 성과는 취합 중이여서 미반영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왼쪽줄 왼쪽 두번쨰)이 주재해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디지털 수출개척단 참여기업 및 지원기관 현장 간담회'가 16일 열렸다.

 회의에서 박 차관은 "(해외외 이어 한국에서 다시 만나니) 동지가 된 기분이다. 희랍어로 동지는 같은 멍예를 진 사람"이라고 첫머리를 열며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디지털 분야 수출확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박 차관은 "훗날 이번에 다녀온 아시아 디지털 수출지원단이 정말 잘 다녀왔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면서 "후속 조치에도 신경을 쓰겠다. 뭔가 시작하면 마무리를 짓겠다는 마음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디지털수출단은 일곱차례 정부 대표간 만남이 이뤄졌는데 특히 박 차관이 단장을 맡음으로써 현지 국가들에게 신뢰를 줬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다시 초청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디지털 기업들은 과기정통부가 앞장서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며 MOU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많은 애로가 있다면서 여러 사항을 요청했다. 인도네시아 행사에 참석한 김지선 위플렛 실장은 "현지에서 수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우리 기술과 솔루션을 도입할 의지가 있지만 막상 구매로 이어지려면 열악한 현지 사정상 어려움이 많다. 디지털ODA 사업을 기획해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 실장 외에 여러 참석자들이 디지털ODA 신설 필요성에 공감했다.

세금, 법률, 창업환경 등 현지 국가 정보는 물론 현지 기업이 믿을만한 지의 현지 기업 정보가 부족하다는 토로도 많았다. 이번에 다녀온 기업들을 1기로 해 정기 모임을 만들면 앞으로 나올 2기, 3기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산하 해외진출위원장이자 메가존그룹 이주완 대표는 이번 호치민 개척단에 KOSA 회원사 10곳이 참여했다면서 "이번달말에는 일본에 가고 또 10월에는 UAE에서 열리는 자이텍 행사에도 KOSA 회원사들이 참여한다. 연말에 미국에서 열리는 AWS 리인벤트에도 협회 차원서 가려고 한다"면서 실제 경험을 들려주며 "해외진출은 대중소 기업간 협력모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가존그룹은 베트남을 포함해 해외 8개국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10년전인 2013년에 진출했다.

이주완 메가존그룹 대표(오른쪽)가 디지털수출 확대 방안을 제안한 후 다른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 대표 오른쪽은 강도성 정보통신산업정책과장.

 이 위원장은 "해외 법인을 만들때 원천세와 외국환 신고 의무, 개인정보보호 수준 등 여러 이슈가 많았다"면서 "이런 현지 사장을 모르고 해외법인 설립을 추진해 페널티를 받은 곳도 있다"고 들려줬다. 그는 "국가별로 규제와 제도가 다르니 이미 진출한 기업과 진출하려는 기업간에 서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수중욕조 제품과 기술을 보유한 코어무브먼트 김명철 대표는 "우리가 수출하려는 제품은 세계최초다보니 품목 자체가 생소하다. 동남아에서는 더 생소하다"고 애로를 털어놓으며 "앞으로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려고 하는데 어디서나 샘플을 시연할 수 있는 PoC 프로그램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엠미디어 전항용 이사는 개척단에 합류하기전 이미 5개 국가와 33개 MOU를 맺었지만 사업화는 대부분 안됐다고 전제하며 "이번에도 2건의 MOU를 맺었다. 중동에 관심이 많아 10월 열리는 중동 전시회에도 참여할 예정다"면서 "현지업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가 없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AI기반 언어자막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엑스엘에이트 이상은 팀장은 "미국에서 열리는 대형 방송장비전시회인 NBA처럼 큰 행사는 아니였지만 이번에 참가해 많은 가능성을 봤다"는 소감을 밝혔다. 엑스엘에이트는 kt 현지(싱가포르) 회사와 협력해 전시회에 참여했다. 비즈니스캔버스 김우진 대표는 이번 개척단 행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면서 "현지 VC와 관계 및 연계가 많아지고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시행하는 AI바우처 사업을 해외 국가를 대상으로도 시행했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나왔다. 현재 NIPA는 AI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기업에게 최대 3억원의 바우처를 제공, AI기업이 보유한 솔루션을 구매할 수 있게 돕고 있다.

AI휴먼기업 에이아이파크 박철민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다국어 지원 AI아나운서가 호응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현지기업이 만든 AI아나운서가 품질은 우리보다 떨어지지만 가격은 한국돈으로 계산해보니 우리의 20분의 1에 불과했다"면서 현지기업 및 국가가 한국산 제품을 구매하는데 허들인 가격 문제를 해결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의료 기업 제이엘케이의 김동민 대표 역시 해외 바우처 사업 필요성에 동감하며 "베트남이 의외로 사망 1위가 뇌졸증이다. 현지에서 써보는게 중요하다. 우리가 개발한 AI솔루션은 한번 써보면 반드시 쓸 것으로 생각한다. 바우처 시행으로 해외의 구매 허들을 낮춰주면 굉장히 큰 시장을 만들어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윤규 차관(앞줄 왼쪽 다섯번째) 등 행사 참석자들이 디지털 수출 확대를 상징하는 엄지를 올리며 기념촬영을 했다.

AR·VR기업 빅토리아프러덕션 대표 빅토리아 한은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가 호치민에 있다면서 "처음에는 교재를 팔다 지금은 스마트 교실을 판다. 수년전 NIPA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다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현지에서 서버 기증식을 한 보안기업 에프원시큐리티 김은희 이사는 "그동안 MOU가 많았지만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기관으로 참석한 본투글로벌(B2G) 백민정 팀장은 기관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설명하며 "기존에는 기업 지원 신청을 1년에 2회만 받았는데 수시 모집으로 개편했다. 언제든 지원하면 된다"고 밝혔다. 전준수 NIPA 본부장은 한-인도 상생협력센터 등 NIPA가 동남아에 설치한 기관들을 설명하며 "적극 활용해 달라. 가기전에 말하면 미리 어레인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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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국장으로 현장에 참석한 전영수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많은 아이디어를 줘서 감사하다. 이번 개척단에 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런 모임 후 차관님이 많은 숙제를 준다. 이번에도 많을 것 같다"면서 차질없는 후속조치를 약속했다.

마무리 발언을 한 박 차관은 베트남 정부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인증을 도입하고 싶으며 서로간 인증을 인정하자는 걸 제안했다는 걸 공개하며 "9월에도 자카르타에서 행사가 있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데 많이 제안해달라"면서 "(오늘 참석한 기업들이)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데 큰 역할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과기정통부는 베트남 정부가 오는 9월 개최하는 '인공지능의 날'을 포함해 10월과 11월에 베트남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관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박윤규 차관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