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블리자드 합병 막아달라"…美 FTC, 법원에 요청

임시제한명령 신청…"합병 성사 땐 게임 품질저하 우려"

홈&모바일입력 :2023/06/13 08:42    수정: 2023/06/13 08:4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수를 막기 위해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 임시제한명령을 신청했다고 CN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C는 두 회사 합병을 방치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가 가격, 게임 품질, 경쟁사 제공 제공 제한 등을 통해 액티비전의 게임 제품 품질을 저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리를 토대로 FTC는 7월 18일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임시제한명령은 미국 법원이 채택하고 있는 긴급 구제 제도다. 본안 소송 전 발생할 우려가 있는 현저한 손해를 막기 위해 법원이 임시로 집행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임시제한명령은 상대방 없이 한쪽의 신청에 따라 일방적으로 진행된다. 그런만큼 제한조치가 적용되는 시한도 정해져 있다.

FTC가 두 회사 합병을 반대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콜오브 듀티’ 같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을 소니 같은 경쟁사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자사 엑스박스 게임기에만 단독 공급함으로써 시장 경쟁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FTC는 “두 회사 합병을 승인할 경우 지금 같은 상태를 만드는 것은 힘들어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FTC가 임시제한명령을 신청한 것은 두 회사 합병 시한이 임박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FTC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심리는 두 회사 합병 시한인 7월 18일 이후로 잡혀 있다. 또 영국 시장경쟁국과의 항소심도 마찬가지다.

반면 유럽연합(EU)은 두 회사 합병을 승인했다.

■ 작년 1월 합병 발표…EU-중국 등은 승인 

두 회사  합병이 처음 발표된 것은 지난 해 1월이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90억 달러(약 82조 원)에 매입하면서 미국 IT 역사상 최대 인수 합병(M&A) 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6년 델이 EMC를 인수할 때 지급했던 670억 달러였다.

게임 시장의 두 강자가 전격 합병하면서 세계 각국 규제 기관들이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등으로 콘솔, PC 게임 분야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규제기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되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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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준비해 왔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의 인기 게임 타이틀인 '콜오브듀티'를 닌텐도 플랫폼에도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는 EU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합병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