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배달로봇…수도권 아파트 단지 활보

로보티즈 '개미' 등 음료·다과부터 편의점 도시락도 배달

홈&모바일입력 :2023/06/02 15:16

아파트 단지 내 로봇 배달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음료나 다과 등을 배달하는 로봇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로봇은 아직까지 통행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혼자 인도를 주행할 수 없다. 때문에 사유지가 아닌 일반 도로에서는 관리자가 동행하거나 규제 샌드박스를 받아야 운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로봇 사업화 규제가 점차 완화되면서 실외 배달 서비스가 보다 현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3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하반기에 시행되면, 관련 서비스는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로보티즈 자율주행로봇 '개미'가 티하우스에 음료를 배송하고 있다. (사진=로보티즈)

로보티즈는 지난달 서울 강동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에 자율주행로봇 ‘개미’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도입을 결정했다. 서비스는 주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이뤄진다. 입주민이 단지 중앙에 위치한 티하우스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개미가 카페 직원을 대신해 음료를 배달한다.

로보티즈 개미는 AI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통합관제 시스템을 갖춰 현장 요원 없이도 안전한 배달이 가능하다. 로보티즈는 2019년 12월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서울 강서구 마곡 지역에서 시범 배달 사업을 수행해왔다. 로보티즈는 앞으로 인근 마트와 편의점 등 상가와 연계해 서비스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9월 경기 수원 광교아이파크와 호수 공원 인근에서 '딜리드라이브' 배달을 시작했다. 로봇은 스스로 공동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현관 앞까지 음식 배달이 가능하다. 호수 공원에서도 광교 앨리웨이 상가 음식점에서 로봇 배달이 가능하다. 호수 공원에 위치한 QR코드를 스캔해 주문하면 정해진 장소로 음식을 배달하는 식이다.

배달의민족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 경기 수원 광교아이파크와 호수공원 인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은 2019년 서울 건국대 캠퍼스 로봇배달 서비스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에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10월에는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했다.

편의점 CU도 지난 4월 현대차 남양연구소 임직원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로봇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에서 분사한 모빈과 함께 서비스에 나섰다.

모빈 로봇은 플렉서블 휠을 이용해 아파트 계단이나 비탈진 길을 이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로봇은 상품 보관함을 항시 수평으로 유지해, 파손에 취약한 제품도 안전하게 배송한다.

CU가 '모빈' 배달 로봇을 활용해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사진=BGF리테일)

택배 보관함을 대신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로봇 배송 솔루션 스타트업 와트는 지난달 층간 이동 배송로봇 ‘제임스 W1’와 로봇 택배 보관함 ‘W-스테이션 XZ'를 출시했다. 사람이 없을 때 택배를 보관하는 스테이션에서 로봇이 직접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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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업계는 근거리 배달이 늘어나면 인근 상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 내 외부 유휴 공간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신규 배달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망이다.

사람이 배달하는 것보다 좋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로봇 안전성과 효용성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는 어린이나 노인 통행이 많은 만큼 사고 방지 대책이 우선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