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공백 D-90 전경련, 혁신안 쏟아내도 '시큰둥'

[이슈진단+] 4대그룹 전경련 복귀 실효성

디지털경제입력 :2023/05/30 17:13    수정: 2023/05/30 17:56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경유착 꼬리표를 떼기 위해 혁신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4대 그룹 복귀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 그룹(삼성·LG·SK·현대차)이 복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조만간 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로 단체명을 바꿀 예정이다. 전경련은 최근 새 간판을 달고 새로운 역할, 기능, 거버넌스를 갖춘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환골탈태한다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소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 전경. (사진=뉴스1)

전경련은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과 통합할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4대 그룹 관계자도 합병 총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4대 그룹 복귀설이 제기됐다.

4대 그룹은 2016년 전경련에서 탈퇴했지만, 한경연에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경연과 통합을 계기로 4대 그룹 복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전경련은 복귀 여론이 커지자 “아직은 시기상조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4대 그룹 복귀는 재계 내 전경련 위상 회복을 위해 필요한 절차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재계 '맏형' 역할 전경련→대한상의

과거에는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 '맏형' 역할을 해왔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정경유착의 고리로 세간의 비난을 받으면서 4대 그룹이 탈퇴한 후 규모와 위상이 대폭 축소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인 초청 행사 등에서 배제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4대 그룹이 내던 회비가 전경련 전체 회비의 절반에 달했던 만큼 4대 그룹 탈퇴 이후 재정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경련과의 통합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정권이 바뀌고 올해 초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의 취임 후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인 '갓생한끼'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혁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재욱 쏘카 대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 (사진=전경련)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과거 전경련이 해오던 정치권을 비롯해 정부와의 소통역할을 이미 ‘대한상공회의소’가 어느 정도 대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경련의 존립 필요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여전히 남아있다.

전경련이 쇠퇴의 길을 걷는 사이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대한상의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사업을 주도하는 등 재계 내 대한상의 위상이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경연과의 통합으로 4대 그룹이 복귀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아직까지는 기업들이 전경련에 복귀하기 위한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복귀는 각 사 개별 판단이라기보다는 4대 그룹의 의견 일치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며 “협의를 통해 판단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얘기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차기 수장 공백 리스크 여전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이 현재 전경련의 쇄신을 주도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그의 임기도 이제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김병준 전경련 미래발전위 겸 회장직무대행 (사진=지디넷코리아)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2월 취임 당시 자신의 임기를 6개월이라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전경련 내부 직원들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수장을 정하려면 또 총회 같은 공식 절차를 준비해야 하고, 새로운 수장이 오면 그에 따른 사업 계획도 다시 짜야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근부회장을 선임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새로운 회장을 선임한 후 그에 발맞춰 뽑아야 하는 이슈가 있어서다.

현재 차기 수장을 두고 다양한 후보자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모두 회장직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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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갓생한끼' 첫 주자로 참여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전경련 회장 후보 명단에 거론되는 것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는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수장 찾기가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며 "이미 여러명의 회장들이 (회장직을)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