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구역 아닙니다" 출산 임박 임산부 외면한 경찰

생활입력 :2023/05/23 10:08

온라인이슈팀

부산에서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차에 태우고 병원에 가던 남편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두 차례나 거절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서 A씨는 출산 징후가 있던 아내를 자신의 차량에 태우고 해운대구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사진=뉴시스

A씨는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5일 정도 남았지만 진통이 시작돼 미리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으로 이동 중 아내가 진통을 호소하자 A씨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근무 중인 경찰 순찰차로 다가가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운대구에 있는 병원이 관할 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량을 살피지도 않고 거절했다.

이후 A씨가 차량을 몰며 112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119에 전화해보라"라는 말이었다.

광안대교에 다다른 A씨는 끼어들기 단속 중인 경찰관을 발견해 세 번째 도움을 요청했고, 이때부터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산부인과로 향할 수 있었다.

다행히 A씨의 아내는 무사히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으로부터 시간이 조금 더 지체됐을 경우 아이가 장폐색이나 탯줄이 목에 걸려 위험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아이들이 많은 강서구에는 상급병원이 없어 위급한 상황이 발생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일반인들이 관할을 따지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안대교에서 도움을 준 경관분들도 관할이 아니었지만 분만실 입구까지 따라와 도움을 주셨고, 과속 단속 카메라에 찍힌 벌금까지 걱정마라며 곧바로 처리해주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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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씨의 호송 요청을 거부한 경찰 지구대는 A씨에게 일선 경찰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사과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