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건강] 아토피피부염 원인이 ‘황색포도알균’이라고?

삼성서울병원·美 내셔널주이시헬스병원, 피부 지질 조성 바꿔 피부 장벽 약화시켜

헬스케어입력 :2023/05/22 09:43

우리나라와 미국 연구진이 ‘황색포도알균’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 지질 조성을 바꾸고, 피부 장벽의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한미 공동연구진은 최근  ‘유럽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회’의 학술지 ‘알레르기(Allergy, IF=14.71)’에 아토피피부염에서 황색포도알균의 작용 기전을 규명한 논문을 발표했다. 공동연구진은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속 안강모·김지현 교수가 참여했다. 미국에서는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 병원의 도널드 륭·엘레나 골레바 교수·김병의 박사 등이 참여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에는 정상인과 달리 황색포도알균이 흔히 분포하고, 이로 인해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중증도를 높인다. 황색포도알균은 가려움·진물 등을 유발해 수면 장애를 일으킴으로써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 장기적으로는 알레르기행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황색포도알균이 초항원 및 여러 독소물질과 지질 단백질을 분비해 피부 염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황색포도알균이 피부의 지질 조성을 바꿈으로써 피부 장벽 기능을 더욱 약화시킨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24명과 정상인 소아 대조군 16명에서 테이프를 이용한 피부 수집(skin tape stripping) 방법으로 피부 지질의 조성을 분석하고, 황색포도알균의 존재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된 아토피피부염 병변에서는 중증도가 심하고 경피수분손실이 높아서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피부장벽기능이 약해졌다. 또 이러한 병변에서의 피부 지질의 조성을 보면 피부장벽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긴 사슬 지방산의 비율이 줄었다. 상대적으로 피부장벽기능 유지에 불리한 짧은 사슬 지방산의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실험 결과에서도 항생제에 민감한 황색포도상구균(MSSA)은 피부각질세포로부터 TNF-알파(TNF-α), 인터루킨-1베타(IL-1β) 와 같은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유도, 긴 사슬 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ELOVL3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상구균(MRSA)의 경우, 피부각질세포로부터 추가적으로 인터루킨-6(IL-6), 인터루킨-33(IL-33) 등의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유도, 긴 사슬 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ELOVL4의 발현도 추가 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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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황색포도알균은 피부장벽기능과 관련이 있는 지방산의 탄소 사슬 길이를 감소시키는 형태로 피부 지질 조성의 변화를 일으키고, 피부 장벽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항생제 내성균에서 더욱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던 셈.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이 심할수록 황색포도알구균의 군집이 더욱 많아진다”며 “앞으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치료는 피부 위생 관리와 함께 미세먼지 등 악화요인 회피, 적절한 항염증 치료를 통해 황색포도상구균의 군집을 막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