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 칼럼] 도시 지속가능성과 버츄얼 트윈

전문가 칼럼입력 :2023/05/21 08:47    수정: 2023/05/21 11:19

김은광 다쏘시스템코리아 기술대표

오늘날 급속한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도시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도시는 지구 토지 면적의 2%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체 에너지 소비의 4분 3를 차지하고, 전체 CO2 배출의 75%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고, 이러한 예상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UN은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포괄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로 정의했고, 각국 정부의 규제 압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 공공 사업은 점점 더 지속 가능한 개발 요소를 확대하고 있다. 일례로 EU는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 평균 13개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해답을 찾아야 하는 수많은 문제가 있고 아래는 그 중의 일부다. 즉, 만일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 기반 모빌리티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탄소 저감을 위해 재생 에너지 증가는 피할 수 없지만 생산량 변동성이 심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기존 전력망(Electrical grid)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해안 도시의 물 공급, 수처리 시설, 도로, 기업 및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동안 우리는 스마트시티 개념을 채택해 빠르게 발전하는 ICT 기술을 통해 도시문제 해결을 추진했다. 그 결과 도시에 수많은 비디오 카메라 및 IoT 장치가 설치돼 도시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보다 세밀한 수준으로 수집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도시인구 증가 영향도를 예측하고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도출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도시가 가지고 있는 복잡성으로 인해 데이터의 복잡성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도시는 수많은 요소로 구성된 'system of systems' 이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1참조).

또한 각각의 도메인은 스케일(Scale)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Scale의 도시 객체들을 하나의 데이터 통합 모델로 구축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즉, 국내 지자체 시스템 내에는 다양한 데이터가 있지만 서로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고 다양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수집 및 저장하고 있어 부서 간 데이터를 쉽게 공유하거나 연계하는 것이 어렵다. 이로 인해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예: 비상 시 교통 계획, 홍수와 범람에 따른 대응방안 등)을 설계할 때 한개의 조직이 보유한 데이터로 한정되지 않아 대응 계획 및 시나리오 모델링은 매우 어렵다. 그간의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는 도로의 교통 흐름을 개선하거나 긴급 전화 응답 시간을 줄이는 것과 같은 하나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왜 버츄얼 트윈(Virtual Twin)인가?

이러한 매우 복잡한 생태계인 도시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협업을 지원하는 시스템(도구)이 중앙 및 지방정부에 매우 중요하다. 도시의 수많은 객체는 상호 연결되어 있기에 의사결정에 따른 타 객체에 대한 영향도를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영향도 분석을 위해서는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을 설계하고 설계된 대안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도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도시 모델링, 분석 및 시뮬레이션, 협업을 수행함에 있어 매우 효율적인 기술 기반을 제공하는 버츄얼 트윈(Virtual Twin)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쏘시스템에서 정의한 'Virtual Twin'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서 진보한 개념으로 외형 이미지를 복제하는 것을 넘어 가상세계에 현실과 똑같은 제품이나 공간을 구현하고,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봄으로써 현실세계 문제를 가상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Virtual Twin은 도시 또는 기타 지리적 공간의 충실도(fidelity)가 높은 복사본(Replica)을 생성할 수 있는 솔루션 기반 접근 방식이다. 이 디지털 사본은 GIS 데이터, IoT 센서 데이터, 과거 이력 데이터, 환경, 재난과 안전 데이터, 모빌리티, 운송 인프라, 등 도시가 생성하는 광범위한 정보를 3차원(3D)의 충실도가 높은 단일의 통합모델이다. 이러한 virtual twin은 데이터의 결합 및 연계를 통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Virtual Twin 플랫폼은 데이터 통합, 시각화, 협업 기능을 결합해 구성한다. 3D 모델링을 사용하여 정교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시각화하면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정보를 즉시 이해하고 사용가능하다. 가상 세계에서 아이디어를 모델링하면 실제 세계에서보다 훨씬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아이디어를 형상화하고 설계안은 테스트할 수 있다.

또 Virtual Twin은 강력한 'What-if' 분석을 기반으로 여러 잠재적인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그 결과와 영향도를 검토하고, 이해관계자간의 협업을 통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아울러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도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모든 기업과 지자체가 혁신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통해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버츄얼 트윈 활용 사례/프랑스 파리의 친환경 모빌리티

2022년 다쏘시스템은 파리시와 함께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Virtual twin의 효용성을 검증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파리시장 안 이달고(Anne Hidalgo)는 ‘22년 6월 파리시 순환도로(Boulevard Périphérique)를 '회색 벨트(Grey belt)에서 녹색 벨트(Green belt)로'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기존의 편도 4차선에 택시와 HOV(High Occupancy Vehicle -다인승 차량) 만을 위한 1개의 전용차선을 지정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 제안은 파리 시민과 환경단체에서 호응을 이끌어 냈지만, 파리 도심으로 자차 이용 통근 시민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다쏘시스템은 교통흐름, 소음, 대기오염에 대한 시뮬레이션 통해 통합적인 관점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3DEXPERIENCE 플랫폼을 통해 파리시 Virtual Twin을 구현하였고, 모빌리티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인 PTV Group과 협력해 순환도로 대상 모빌리티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2가지 시나리오 (1. 카풀에 대한 인센티브 없음, 2. 카풀 이용자에 인센티브 제공)를 사용하여 일정 구간(Porte Maillot과 Porte de la Chapelle 사이)을 대상으로, 차량 이동시간 및 대기오염 관점에서 HOV 전용 차선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카풀에 대한 보조금이 지급되는 HOV 전용 차선 도입 시 차량의 평균 속도가 개선되고(기존의 시속 34 에서 38), 이동시간도 기존 10분30초에서 9분30초로 단축되는 것을 확인했다. 오염물질 배출량도 NO2, CO2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카풀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현재 보다 더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HOV 전용차선 도입 시 카풀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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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설립자이자 MIT SENSEable 시티랩 연구소장 카를로 라티(Carlo Ratti)는 "기후 변화와 같은 복잡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간의 협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올바른 협업 도구를 사용하면 새롭고 매우 효과적인 방식으로 다수의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킬 수 있어 정확하고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Virtual Twin(Digital Twin 포함)과 VR/AR 기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세대 정보 인터페이스를 주도할 것이다. 우리 주변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이러한 기술력의 발전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플랫폼은 사람들을 위해 작동하고 실행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은광 다쏘시스템코리아 기술대표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