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전기·가스 요금을 올리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알지만 당장 여름철 에어컨 틀기가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물론 물가 전반이 올라 살림살이가 팍팍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태가 심각하다며 16일부터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8.0원, 가스요금은 메가줄(MJ)당 1.04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에 회사원 유모씨(33)는 "지난겨울 가스비 폭탄을 맞았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 여름에는 에어컨비·냉방비 폭탄을 맞는 것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번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예상된다는 기상청 예보를 감안하면 유씨의 걱정이 지나친 것은 아니다.
대학 근처 오피스텔에서 지내는 김모씨(26)는 "또 올리냐" "내일부터 적용되냐"며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인상 계획을 자세히 물었다. 김씨는 "오피스텔이어서 이제껏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왔다"면서도 "이번 여름에는 어느 정도 틀어야 할지 가늠이 안 된다"고 걱정했다.
아이를 둔 학부모는 걱정이 더 크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아이를 둔 허모씨(34)는 "아이들이 더위를 많이 탄다"며 "나만 더우면 참겠지만 아이들이 있으니 에어컨을 안 틀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물가 전반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부 김모씨(62)는 "전기와 가스 요금이 오르면 마트 가격부터 외식 물가까지 다 오를 것"이라면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가격 인상 압박을 받는다고 고백했다. 서울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전기·가스비가 오르면 라면 등 분식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손님들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더 큰 문제는 요금이 하반기에 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올해 kWh당 51.6원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2분기까지 오른 요금은 21.1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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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전기·가스요금이 하반기에 또 오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며 "음식 재료도 값이 다 올라 장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