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에 '수출 1위' 넘긴 반도체…상반기 내내 어렵다

반도체 수출액 전년동기 대비 39.2% 줄어...삼성·SK 메모리 적자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4/25 14:54    수정: 2023/04/25 16:44

반도체가 7년 만에 자동차에 수출 효자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내내 반도체 수출 실적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2% 줄어든 212억 달러(약 28조원)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증했던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금세 위축돼 메모리 반도체 값이 떨어져서다. 1년 전 3.41달러이던 D램 고정가격은 1분기 1.81달러로 내렸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8개월째 내리막이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사진=삼성전자)

1분기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총 221억 달러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전체 수출 품목 중 1위로 올라섰다. 반도체를 앞지른 것은 자동차가 2등, 반도체가 3등이던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 수출의 5분의 1을 책임지던 반도체 성적이 저조한 탓에 전체 실적도 쪼그라졌다. 1분기 수출 총계는 1천515억 달러로 12.6% 줄었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295억 달러로 29.8% 감소했다.

이로써 대 중국 무역적자는 1분기 78억 달러로, 지난달까지 6개월째 적자다. 전체 무역수지 224억 달러 적자로 이어졌다. 전체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1년 넘게 지속됐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사진=SK하이닉스)

문제는 반도체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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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는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4조원씩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에도 회사별 수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수출액 잠정치를 발표한 직후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다”며 “원자력 발전과 방위 산업 등으로 수출 동력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