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 10건 중 6건은 2년 전보다 가격이 내린 '역전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가 86%로 전국에서 역전세 비중이 가장 높았고, 서울도 63%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수억원씩 내린 가격에 거래가 체결됐다.
14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며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 2만7952건 중 1만7016건(60.88%)이 2년 전(2021년 1분기)과 비교해 더 낮은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부동산R114는 2021년 1분기와 2023년 1분기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전세 계약이 1건이라도 있었던 경우를 비교했다. 대상은 최고가 거래로 한정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계약 매물은 사실상 제외했다.
전국 시·도 중 역전세 거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로, 1102건 중 948건(86.03%)이 역전세였다. △세종(76.08%) △인천(70.33%) △부산(68.57%)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은 64.57%, 지방은 55.03%로 집계됐다.
역전세가 늘어난 것은 계속된 고금리 여파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시장엔 전세 물량이 쌓이며 시세가 하락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1분기 7.78%(3월27일 기준) 내렸다. 여기에 매매가격 하락과 공급량도 영향을 미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받으면서 집값이 급락한 지역 위주로 역전세 발생 비율이 높았다"며 "대구의 경우 공급이 많았기 때문에 전세 시세 하락이 더욱 가팔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도 역전세 증가를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1분기 거래된 아파트 전세 63.21%(6683건 중 4224건)가 지난해 1분기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 동일 단지·면적에 최고가로 한정한 통계라 실제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거래에서도 억대 하락 사례가 이어졌다.
호갱노노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 감삼동 삼정브리티시용산 전용 84㎡는 지난달 2억4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2년 전 평균 전셋값 대비 2억3400만원 내린 가격이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5단지 전용 84㎡도 같은 기간 1억원 떨어진 1억9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우성1차 전용면적 125㎡는 2년 전 평균 전세가 대비 4억2500만원 내린 7억원에 지난달 전세 계약을 맺었다. 서초동 서초롯데캐슬클래식 전용 120㎡는 올 초부터 11억원 중반대 거래가 이어졌다. 2년 전보다 4억원 이상 떨어진 값이다.
관련기사
- "면접 양복 사고 싶어"…빗속 3시간 구걸했더니2023.04.13
- "병든 남편, 버리고 싶다"…남편과 13년간 떨어져 지낸 아내 사연 보니2023.04.13
- "아이 낳아줄 女 구함" 여고 앞 현수막 걸었던 60대 집유2023.04.13
- 황혜영 "성형 여부 왜 니가 판단하냐"…악플러에 분노2023.04.13
시장에서는 당분간 역전세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전국 입주 물량이 적지 않고 월세 전환 수요가 여전해 당분간은 역전세가 늘 것"이라며 "2년 전 임대차법으로 크게 올랐던 전셋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