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갑자기 오신 시어머니…며느리는 펑펑 울었다

"먹고 싶은 음식 2시간 기다려 사다 주셨다"

생활입력 :2023/04/06 17:34

온라인이슈팀

임신 중인 며느리를 위해 2시간을 기다려 음식을 포장해 온 시어머니의 훈훈한 사연이 소개됐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임신했을 때 갑자기 오셨던 시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김밥 70줄 말아서 머리에 이고 온 시어머니의 사연을 읽고 돌아가신 우리 시어머니 생각이 났다"고 운을 뗐다.

(캡처=네이트판)

A씨는 "시집와서 수저 한 번을 못 놓게 하시고 막말이나 폭언은커녕 예쁘다는 칭찬만 해주시고 간섭도 일절 없으셨다"고 시어머니를 회상했다. 이어 "첫 아이를 배고 집에 혼자 있을 때 집 근처의 유명한 맛집 음식을 먹고 싶었다"며 "항상 30분씩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었고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배달도 안 돼서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났다"고 썼다.

A씨는 "친정엄마랑 남편이 미안하다고 용돈을 보내주었고 아쉬운 대로 다른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배달해 먹으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녁에 갑자기 시어머니가 오셨다. 연락 없이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분인데 놀라서 문을 열었더니 그 집의 음식을 3인분 포장해오셨다"며 "주말이라 사람도 많아서 2시간 넘게 줄 서서 기다렸다가 사 오셨다더라"고 밝혔다.

A씨는 "태어나고 그렇게 많이 운 적은 처음이었다"며 "우느라 제대로 음미도 못 하고 그냥 음식을 삼켰더니 (시어머니께서) 체한다고 천천히 먹으라고 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신도 무릎 수술해서 다리도 안 좋은데 며느리 챙긴다고 줄 서서 사 오셨더라. 그 뒤로 더 자주 연락드렸는데 뭘 보내드려도 한사코 거절하거나 배로 돌려주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A씨는 "출산하고 망가진 몸 보면서 우울했는데 새 화장품을 사 오시더니 아직 처녀 때랑 똑같이 젊고 예쁘다며 기죽지 말고 꾸미고 싶은 만큼 맘껏 치장하라고 하셨던 우리 어머니"라며 "3년 전에 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그날 비가 많이 왔었다", "비 오는 날마다 시어머니가 생각나는데 오늘따라 더욱 보고 싶다"고 그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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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사연은 2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네티즌은 "읽으면서 울컥 눈물이 났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그렇게 좋은 분에게서 자란 남편도 분명 좋은 분일 것 같다. 앞으로도 행복하시길 바라겠다", "착한 분들은 꼭 먼저 가시더라. 시어머니께서 편안한 곳에 계시기를" 등의 반응을 남겼다.

제공=뉴시스